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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수거함 
- 김범렬

 

재활용 의류수거함 뱃구레가 홀쭉하다.
보름달 풍선처럼 제 깜냥 부푸는 변방
푹 꺼진 분화구 속에 적막 하늘 담고 있다.

잠 못 든 한 사내가 그 옆에 누워있다.
이웃한 박주가리 덩굴손 감아올리고
첫 대면 어색한 동거에 치열한 자리다툼.

몇 끼나 걸렀을까? 덩치 큰 하마 같이
버려지는 헌옷가지 한 입에 삼켜버릴
장벽을 허무는 바람, 아린 속 어루만진다.

느꺼웠던 지난날 주머니처럼 까집어보다
하릴없는 남루에 먼지만 뒤집어쓴
저 와불 벌떡 일어나 주린 배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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