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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영화평론가

  2013년 한 해, 영화를 본 관객이 2억 명을 넘어섰다. 양적으로 풍성한 수확을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풍성함의 이면도 생각해봐야 한다. 평론이라 부르기에 소루한 줄거리 소개가 평론을 대신한다. 논쟁적 가치를 넘어 학술적 가치까지 갖는 문제적 평론을 기대할 만한 지면 자체가 거의 없다. 여느 문화계처럼 영화 평론 역시 만성적 위기론에 빠져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꽤 많은 편수의 응모작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넷의 블로그나 개인 지면에 올릴 법한 소박한 영화 감상평부터 논문 수준에 이르는 학술적 글까지 그 진폭이 넓었다. 눈 여겨 보았던 작품은 조동범의 ‘창과 방패, 두 개의 세계와 하나의 비극’과 김범주의 ‘누가 감히 아버지의 자리에 가랴’, 마지막으로 심우일의 ‘디스토피아의 윤리와 에피스테메’ 세 편이었다.

  앞의 두 편은 공교롭게도 김기덕과 홍상수를 비교하는 글이었다. 공교롭다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응모한 작품의 3분의 2이상이 김기덕과 홍상수 영화를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숫자로 환산되는 영화계에서 소수에 속한다지만 두 감독의 작품이 매우 중요한 참조사항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선작은 ‘신세계’를 중심으로 박훈정의 영화 세계를 살펴 본 ‘디스토피아의 윤리와 에피스테메’로 결정했다. 앞서 두 작품이 스토리 분석과 주제적 해석에만 치우친 데 비해 당선작은 영화가 카메라와 빛, 편집과 호흡으로 이루어진 종합적 예술임을 이해하고 있었다.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영화를 진지한 영화언어로 접근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캐릭터 분석과 사운드나 촬영기법 등 다양한 접근으로 박훈정의 영화세계를 종합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안정된 문장이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등단 이후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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