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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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분순,민병도 시조시인

 근년 들어 신춘문예에 응모된 작품의 대체적인 경향은 표현주의적 색채로 쏠린다는 점일 것이다. 표현이 내용을 전달하는 수단이니 아직 원숙미가 부족한 신인들이라면 의당 여기에 치중하기 마련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 그쳐야 한다. 양념이나 조미료에 의존하는 한 재료 고유의 맛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작품으로 민승희의 「황소」, 유외순의 「인각사에서」, 조은덕의 「꽃씨, 날아가다」 등 세 편이 남았다. 이 작품들은 각각의 장점들을 지니고 있었지만 「인각사에서」는 역사적 소재가 지닌 창의성의 한계로 인해 순위에서 밀려나고 「황소」와 「꽃씨, 날아가다」를 두고는 장고를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적 대상에 대한 관찰력과 사유, 감각적인 시어 선택, 상상력의 깊이 등 두 사람 모두 오랜 시력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황소」는 선짓국을 뜨면서 황소의 존재를 떠올리고 흡사하게 살다간 아버지의 삶을 읽어내는 상상력의 깊이가 돋보였으나 시선이 과거의 반추에 멈춰버린 아쉬움이 남았다. 그에 비해 「꽃씨, 날아가다」는 무말랭이를 만드는 체험과정에서 발견해 가는 '어머니'의 존재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시조 특유의 양식적 긴장미와 맞물려 공감의 진폭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였다는 점에서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함께 투고한 다른 작품들의 높은 완성도 또한 신뢰를 견인하였음을 밝혀두며 개성미가 넘치는 작품으로 시조단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켜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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