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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송석
△1968년 제주 출생
△홍익대 국어국문과 졸업
△홍익대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 수료
△1995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시 데뷔
△1999년-2001년 이문열 소설가의 ‘부악문원’에서 숙생 생활
△시집 ‘피카소 거리의 풍경’ 등 도서 출간



 십년 넘게 나는 필명으로 살아왔다. 먹고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글을 쓰면서 시로 데뷔할 때의 본명을 잃어버렸다. 대신 필명이 십년 넘게 나를 벌어 먹여 주었고, 그 사이에 나는 고향도 부모도 형제도 문우도 다 잃어버렸다. 언젠가부터 희망, 기쁨과 더불어 절망, 슬픔에도 무감각해진 채로 단지 매일같이 글을 써댔다. 소설류도 쓰고 비소설류도 쓰고 그랬다.

 그래서일까? 동아일보 당선 통보 전화는 우주 저 너머에서 보내오는 파장만 같았다. 꿈만 같고 어제 같고 또 몽상만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믿기지 않은 그 전화에 나 자신이 믿기지 않았다. 찰싹 뺨을 때려보았다. 하도 오래 나는 무감각하게 살아 온 탓이라 본다.

 지나보니 내가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이 다 나에겐 부처이자 예수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난 특정 종교를 믿지 않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 있는 바로, 지금, 여기가 극락정토이자 천당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니 내 옷깃을 스쳐간 분 모두 부처이자 예수이다.

 오늘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다. 먼저, 이문열 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번 생에선 갈림길을 걸어가게 될 줄 알았던 선생님과 기사회생하듯이 인연이 닿게 되었다. 또한, 졸고를 좋게 봐주신 조남현 평론가님과 구효서 소설가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 그리고 내가 지쳐 쓰러지려고 할 때 우연히 조우해 나에게 ‘빛’을 주신 정광호 학회장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 외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다시, 예전처럼 홀로 쓰고 또 쓰는 일만 남았다. 이제부터는 조금 욕심을 부려볼까 한다. 능력이 닿는 대로, 삶의 의미와 영성에 대한 성찰을 제시하는 소설을 꾸준히 써볼 작정이다. 눈부시게 희디흰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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