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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기(소설가·숭실대 교수), 최원식(평론가·인하대 교수)
(예심 은희경 황종연)


본심에 오른 5편 모두 나름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고래의 눈물’은 고래를 시점으로 삼는 새로움이 부담이고, ‘올바른 족구생활을 위한 안내서’는 백과사전식 현학취미가 불편했고, ‘메이저리그’는 종작이 없었다.

윤주경의 ‘전옥희 여사의 집짓기’는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늘려가는 할머니의 투쟁을 축으로 아귀다툼하는 인간군상의 초상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소위 복부인을 상층이 아니라 신분 이동한 하층에서 파악한 것도 새롭거니와, 욕망을 좇는 억척어멈들의 행태를 도덕의 피안에서 탐구하는 시각도 미쁘다. 그런데 문장력이 불안하고 정서법도 부실하다. 성격을 살려내는 솜씨에 비하면 구성이 미흡한 터에 이야기꾼 ‘나’의 설정 역시 적실성이 떨어진다.

이에 비해 김휘의 ‘나의 플라 모델’은 기초가 탄탄하다. 플라 모델을 파는 ‘플라 드림’이라는 가게를 공간으로 삼아 그곳에 모여드는 인물들이 엮어내는 사건을 아르바이트 소년 ‘나’의 눈을 통해 서사하는 이 중편은 탈북자와 귀순자 등 새로이 편입된 우리 안의 타자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한국소설의 신영토를 개척하였다. 그런데 이 작품의 ‘나’도 설정의 합리성이 모자란 게 아닌가 하는 우려에 덧붙여, 전체적으로 너무 안정적이라는 염려도 제기되었다.

두 작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끝에 ‘나의 플라 모델’을 당선작으로 삼는 데 합의하였다. 모처럼 젊고 역량 있는 신인을 만난 기쁨을 누리게 해준 김휘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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