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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 1969년 경북 대구 출생 △ 1992년 연세대 영문학과 졸업 △ 현재 연세대 대학원 국문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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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날은 간다」를 보면 소리를 채집하는 음향기사가 나옵니다. 그의 귀는 절 마당에 눈발 흩날리는 소리, 갈대밭에 바람 스치는 소리, 사랑하는 사람의 여린 숨소리 그리고 그 사람의 다정한 눈目빛의 소리에 말을 걸고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귀뿐만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그의 몸 전부가 사랑이라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존재를 소리로 번역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래 전부터 그 음향기사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너무 자잘해서 눈에 띄지 않는 존재들, 너무 사소해서 이름을 잃어버린 존재들, 아름답지 못해서 버려진 존재들, 하여간 휘거나 굽거나 부러지거나 망가진 존재들을 육감적인 사랑의 언어로 되살리고 싶다는 생각을 말이지요.

오랜 집착에 이은 포기의 순간에 도착한 당선 소식, 귀하게 받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먼저 부족한 글을 뽑아 주신 오생근 심사위원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애꿎게도 분석 대상이 돼 버리신 정현종 선생님과 황지우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대구의 식구들,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오빠와 남동생 그리고 올케언니와 귀여운 조카 준현 군도 큰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나의 이쁜 이탈리아 개 박피곤 주니어 하늬와 신피곤 할머니, 그대들은 내 감사의 마음을 이미 받았겠지요?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긴 벗 김종희와 나의 모든 인연들아! 얼굴 좀 보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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