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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윤호진(단국대 연극영화과 교수, 연극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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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제의 가닥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하고 희곡이 갖는 구조적 특징을 저버린 작품들이 대다수였다. 비자금 문제, 철거민 사태, 낙태 및 노인문제 등 뉴스 헤드라인에 한 번 쯤 거론되었던 사회적 문제점들이 모두 주제로 올라와 있다. 특히 사이버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인터넷과 채팅 그리고 통영상의 재료를 도입한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띈다. 부패되어 있는 사회적 이면을 다루면서 원고지 100여장에 깊은 인상을 담아내려다보니 살인과 자살 및 엽기적 사건들이 만연하다. 그러면서도 사건을 통한 주제의 핵을 끌어올리는 데는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희곡을 쓰면서 무대에 형상화 했을 때의 감각을 끝까지 인지하고 마무리를 했어야 하나 지구력에서 그만 낙제를 한 것과 같다. 안톤 체호프의 희곡처럼 내성이 강한 감미로운 언어의 향연을 풀어내는 깊이 있는 작품을 기대해보기도 했으나 그런 작품은 전멸이다.

이번에 선정된 작품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은 많은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장의 변화와 기승전결을 염두에 두고 공을 들여 다듬은 흔적이 역력하다. 쓰레기 종량제의 사회적 제도를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비인간적 세태와 엮어 풍자극처럼 꾸몄다. 아버지와 아들을 내다버리는 현실 속에서도 그것을 관조하며 바라보듯 가벼운 코미디로 채색한 것은 이 작품을 선택하게 한 큰 장점이다. 끝까지 일관성을 지닌 아이디어의 실현은 칭찬해 줄만 하고 좀 더 치밀하게 계산 된 디테일과 유연성이 부족한 것은 초보 희곡작가라는 이름표를 달기에 충분함을 보여준다. 당선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다양한 경험과 깊은 사고를 통해 내공이 쌓인 작품을 양산하는 고급인력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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