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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분 (동시 부문)
△1964년 전북 임실 출생 △1983년 전주여상 졸업 △2003년 ‘아동문예’ 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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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방바닥이 절절 끓어야만 추위를 견디시는 시어머님과 마주앉아 팥죽을 쑤었습니다. 동글동글하게 새알심을 빚을 때만 해도 몰랐습니다. 당선소식을 듣게 될 줄 말이지요. 그 순간은 오로지 한가지 마음 밖에 없었으니까요. 하얀 새알심이 쟁반에 수북해질 때까지 손바닥은 말없이 기도를 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여든 넷인 연로하신 어머님, 당신 소원대로 건강하게 사시기를 함께 비는 마음이지요.

어스름 초저녁에 당선소식을 들었습니다.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덤덤했습니다. 들뜨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안정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신춘문예에 도전하던 첫해는 망둥이였고 일 년의 세월이 흘러 재도전할 때는 조급한 마음이었습니다. 올해 세 번째 다시 작품을 응모하면서 많은 걸 깨달았습니다. 지난 해 최종심에 그친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말입니다. 쓰면 쓸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글 쓰기. 지나온 시간들은 제게 겸손과 문학의 깊이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었습니다.

당선작인 '솟대'를 쓸 때도 그랬습니다. 간절히 아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올 가을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는 엄청났고 또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이 아파야 했습니다. 우리 모두 힘들어하는 이웃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으로 살게 해달라고 동심을 빌어 저 높은 하늘에 솟대 하나 걸었습니다.

겨울햇살 한 자락처럼 늘 밝고 따뜻한 동시를 아이들 가슴에 비추게 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좋은 동시를 쓸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김문기선생님과 안데르센 창작교실 회원들, 심사위원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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