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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1977년 충북 옥천 출생 △2003년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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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검은 배를 띄운다. 눈을 감고 바다의 폭을 가늠해 본다. 노을이 지자 닻을 올린다. 며칠동안 노를 저어가자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 닻을 올렸을 때와는 바다의 깊이와 폭이 다르다.

여러 번 낙선을 하고 당선통지를 받았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바라본다. 시를 쓴다는 것,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인간의 이중성을 파헤치는 것, 인간의 아름다움과 비참함을 노래하는 것, 인간의 위대함과 인간의 초라함을 불평하는 것, 인간이 인간을 구원하려다 실패하는 것.

어두워지는 물결을 떠다니며 소년은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야 될까. 얼마나 왔으며 또 얼마를 더 가야하는가. 처음 출발할 때의 소년은 이미 청년이 되었고 소년이 닻을 올렸던 해안은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건너기 위해 닻을 올린다.

자식을 구원하려다 이제는 반백이 되어버린 부모님께 밥 한끼라도 차려드려야겠다. 같이 표류하고 있는 문학회 친구들, 부족한 제자를 다독여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내 시가 부족함에도 돛을 달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함부로 닻을 내리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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