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골 vs 워스트 골
한국 유상철 캐넌슛 ‘환상’vs 美 어구스 자책골 ‘치욕’
6월4일 치러진 한국-폴란드 경기 이후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인 CNN-SI가 사이버 투표를 통해 선정한 ‘오늘의 골’에는 유상철의 절묘한 ‘캐넌슛’이 선정됐다. 미드필드 왼쪽에서 폴란드 수비수를 제치고 아크 쪽으로 드리블한 뒤 날린 통렬한 슈팅이 세계 최고 골키퍼 예지 두데크의 손을 스치고 골네트에 꽂힌 그 장면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 것이다.
물론 한국의 열성 축구팬들이 이 사이트에 집중적으로 접속, 유상철에게 표를 몰아주었을 수도 있지만 이 골은 왼발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만든 황선홍의 골과 함께 이번 대회 베스트 골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하다.
대회 초반 나온 골 가운데 베스트 골을 꼽는다면 일본-벨기에전에서 벨기에 주장 마르크 빌모츠가 날린 오른발 오버헤드킥이 ‘1순위’에 오를 것이다. 문전 혼전 중 동료 에리크 반메이에르가 무심코 띄운 볼을 빌모츠가 정확하게 오버헤드킥으로 일본 골문에 쏘아 넣어 5만여 일본 관중을 침묵에 빠뜨렸다.
브라질-중국전에서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차넣은 ‘대포알’ 프리킥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파라과이전에서 프란시스코 아르세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얻은 약 25m짜리 프리킥을 오른발 감아차기로 상대 골문 왼쪽 구석에 꽂아 넣은 것도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예상과 달리 직접 프리킥에 의한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아르세의 이 골은 ‘프리킥 직접 슈팅이란 이런 것’이라고 자랑할 만한 멋진 골이었다.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우루과이 수비형 미드필더 다리오 로드리게스가 알바오 레코바의 패스를 왼발 발리슛으로 골네트에 꽂은 골이나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터키의 하칸 샤슈가 역시 왼발 발리슛으로 터뜨린 선제골도 베스트 골 후보에 당당히 들 장면이다.
개인기에 의한 골이 아닌, 팀의 조직력으로 연출해낸 ‘아름다운 골’은 돌풍의 주역 세네갈이 보여주었다.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대 1로 뒤지던 세네갈은 자기 진영 오른쪽에서 수비 오마르 다프가 태클로 볼을 뽑아내 센터서클 부근으로 패스했고, 살리프 디아오가 힐패스로 건네주자 이 볼은 곧바로 칼릴루 파디가에게 연결됐다.
파디가는 서너 걸음 치고 들어간 뒤 다시 문전 쇄도하는 디아오에게 찔러줬으며 디아오는 달려나오는 골키퍼를 피해 오른발 아웃프런트킥으로 살짝 차넣었다. 다프가 태클로 볼을 가로채서 골이 터질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9초.
워스트 골은 단연 자책골을 들 수 있다. 미국-포르투갈전에서 포르투갈의 수비수 조르게 코스타와 미국의 제프 어구스가 불명예를 안았다. 어구스의 자책골은 자기 골문에 넣어 워스트 골이지만 골이 들어간 장면 자체는 가장 멋진 골로 평가받는다. 스페인-파라과이의 경기에서도 스페인의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이 본의 아니게 자기 골대로 골을 연결시켜 워스트 골 후보에 이름을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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