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았다, 두드렸다, 쐈다

‘적과 흑’으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스탕달은 젊은 시절 번번이 실연을 당해야 했다. 이유는 그의 못난 외모 때문. 불룩한 배에 짧은 다리, 굵고 짧은 목에 붉은 얼굴, 큰 코를 가진 스탕달을 가리켜 그의 친구들은 ‘걸어다니는 망루’라고 놀려대기도 했다. 스탕달 자신조차 거울을 볼 때마다 ‘이탈리아의 푸줏간’이라 비하할 정도로 그의 외모는 볼품이 없었다.

결국 사랑하는 여자가 아닌 창녀에게 동정을 바친 그는 용기를 내어 아름다운 여인 메라니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물론 처음엔 퇴짜를 맞았지만 그녀를 졸졸 쫓아다니며 돈을 아낌없이 투자한 덕분에 그녀의 환심을 사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스탕달은 그 후 활발한(?) 연애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연애론’까지 집필했다. 그러나 평생 독신으로 지내다가 세상을 뜬 그는 묘비명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살았다, 썼다, 그리고 사랑했다.’ 그래도 그에게는 소설이라는 인생의 동반자가 있었기에 독신의 삶을 견딜 수 있었는지 모른다.

최근 스탕달과 같은 솔로족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솔로 인생을 택하는 이유는 스탕달처럼 외모가 못나서가 아니라 단지 편하다는 이유와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다. ‘솔로족’ 생활에 대한 일반인의 가장 큰 걱정은 역시 ‘혼자 살면 성생활은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문제.

하지만 이는 한낱 기우에 불과하다. 솔로족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랑하지 않는 남녀관계에도 성관계가 가능하다’고 답한 사람이 무려 40%에 달했으며, ‘사랑한다면 혼외정사가 가능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거의 30%에 육박했다고 한다. 더욱이 ‘처음 만난 사람과도 성관계가 가능하다’는 사람만 21%로, 솔로족의 성에 대한 개방성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컴퓨터 문화가 확산되고 중독자가 증가하면서 처자식에게 얽매여 사느니 차라리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사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젊은 남성도 크게 늘었다. 실제 설문 결과 N세대의 세 명 중 한 명이 ‘혼자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답했을 정도.

솔로족들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섹스하고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혼자 사정하며 성생활을 해결한다. 먼 훗날 이들의 묘비명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남겨질지도 모를 일이다.

‘살았다, 두드렸다, 그리고 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