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잇는 천적곤충 사육기술
고3 외아들 일찌감치 후계자 낙점
유욱하씨는 현재 고3인 외아들 한명군(18)을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적곤충 생산회사는 관련 시설과 정보를 일절 외부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천적곤충 사육기술은 특허 대상이 아니어서 정보 유출을 염려한 때문이죠. 그런 탓에 부모와 자식이 대를 이어 기술을 전수합니다.”
유씨의 부인 민명화씨(42)는 하나뿐인 아들을 농사꾼으로 만들려는 남편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결국 욕심(?)을 포기했다. ‘후계자’인 한명군 역시 “중학교 때부터 아버지에게 세뇌당했다”고 고백한다. 유씨는 한명군이 한국농업전문학교(수원)에 진학해 농장을 물려받을 수 있도록 기초지식을 탄탄히 쌓기를 바란다.
아내와 아들까지 합세한 유씨 농장은 마치 화기애애한 가족공동체를 연상케 한다. 승용차를 팔아치우고 남편과 똑같이 1톤 트럭을 몰며 유씨의 손발을 자청한 민씨는 ‘월급 없는 심부름꾼’으로 부림당해도 마냥 여유로운 웃음을 띤다.
유씨의 딸 이름은 그라미(16). 자연의 생태계가 먹고 먹히면서 끝없이 순환되는 원을 그린다는 의미에서 ‘동그라미’의 ‘그라미’를 따 이름을 지었다.
유씨가 퇴직한 후 지난 1년 반 동안 매월 500만 원을 생활비와 농장운영비로 쓰고, 버는 돈 없이 지출만 느는 살림살이지만 유씨 가족은 걱정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동그라미 농장의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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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동그라미 농장' 유욱하씨, 4종 대량생산…친환경·농사비절감 효과
그러나 국내 현실은 매우 미약하다. 몇몇 농업관련 기관이나 대학연구소에서 천적을 밝혀내고 대량생산하기 위한 기술연구를 시험적으로 진행할 뿐 본격 생산단계엔 접어들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일찌감치 천적곤충 대량생산에 뛰어들어 성공한 사람이 국내 유일의 천적 생산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북 문경시 산양면 존도리에 자리 잡은 '동그라미 곤충농장' 은 시설이라야 75평에 달하는 비닐하우스 두 동이 전부. 그러나 유씨는 올 봄 이곳에서 국내 최초로 100여만 마리의 천적곤충 4종을 생산하는 데 성공. 연구기관에 기증하는 개가를 올렸다.
일정 시기까지 기주식물과 해충. 천적곤충이 골고루 생장하기 위해선 몹시 까다로운 관리가 요구된다. 습도와 온도, 빛의 양이 적정기준을 조금만 벗어나도 실패하기 때문. 또 해충과 천적의 생장 및 증감 상태를 살피기 위해 수시로 현미경과 확대경을 통해 세밀히 관찰해야 하고, 바늘구멍 하나만 있어도 해충과 천적을 유실할수 있기 때문에 비닐하우스를 물샐틈없이 단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