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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펼쳐질지 모를 北-美대화, ‘코리아 패싱’ 없도록

돌연 펼쳐질지 모를 北-美대화, ‘코리아 패싱’ 없도록

Posted August. 24, 2017 08:50   

Updated August. 24, 20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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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외교부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한반도 문제는 직접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철저한 주인의식과 국익중심 접근을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미 간 북핵과 북한 문제 관련 모든 사안에 대해 물샐틈없는 공조를 유지하면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전기 마련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한국이 ‘북핵문제의 주인으로 평화적 해결과 평화정착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다짐이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미국 재무부는 22일(현지시간) 북한 핵 개발을 도운 중국법인 5곳과 러시아 법인 1곳 등 10개 기관과 중국인 1명, 러시아인 4명 등 개인 6명을 신규 제재 대상으로 지목했다.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강한 압박을 멈추지 않겠는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을 호칭하며 “그가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긍정적인 무엇인가가 일어날 수 있다”며 북-미관계의 호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가까운 미래에 대화가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 ‘최고의 압박’ 정책을 견지하던 미국이 어느 순간 ‘최고의 관여’로 돌변해 우리 눈앞에 북-미 대화가 펼쳐질 수도 있다.

 북한 김정은도 괌 포위사격 위협 이후 8일 만에 화학재료연구소 현지지도로 모습을 드러내 핵무장 의지는 거듭 밝혔으나 미국을 대놓고 비난하지 않았다. 이달 말까지 계속될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기간과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다음달 9일까지 북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으면 극도로 긴장됐던 한반도 정세는 예상보다 빨리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 그 경우 말 그대로 ‘코리아 패싱’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미국은 당근과 채찍‘으로 북한을 흔들고 있다. 북한도 위협과 유화 국면을 오가면서 한국과 미국에 다양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어제 기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에 이어 신형 SLBM ‘북극성-3형’을 개발 중인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 우리도 ‘제재와 대화’라는 다양한 카드를 손에 쥐고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 ‘핵 대 핵’ 카드는 전술핵 재배치는 그중 하나다. 그러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2일 국회에서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단정적으로 부인했다. ‘닥치고 대화’ 식의 일방적인 접근으로 풀어가기에 북핵 문제는 너무 위중하고 긴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