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SNS 손가락욕’의 후폭풍

Posted August. 08, 2017 09:25   

Updated August. 08, 2017 09:26

中文

 미국 명문대의 입학조건은 까다롭다. 성적은 기본이고, 예술 스포츠 특별활동에 봉사활동 경험도 필요하다. 요즘 새 조건이 추가됐다. 소셜미디어에 부적절한 글과 사진을 남기지 말 것. 올 가을 하버드대 입학예정자 10명은 페이스북 비공개 채팅방에 음란 메시지를 올린 사실이 드러나 6월 입학이 취소되기도 했다.

 ▷6일 미 버지니아주 ‘애틀리’ 소프트볼팀 12“14세 여자선수들도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모바일 메신저에 올린 사진 한 장 때문에 대회 탈락의 징계를 받은 것이다. 방문 경기에서 텃세 부린 홈팀을 이긴 뒤 동료끼리 들뜬 기분에 찍은 ‘손가락 욕’ 사진을 올린 게 화근이다. 주최 측은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며 중한 처벌을 내렸다. 어린 선수들이 별 생각 없이 올린 사진으로 장차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높게 됐다. 미국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드는 것은 큰 욕이다. 사람 가리킬 때도 가급적 손가락은 안 쓰는 게 좋다.

 ▷남의 나라 얘기지만 사회 관계망에 막말 성희롱 사이버폭력이 확산되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셜미디어가 젊은 세대에게 지뢰밭이라고 했다. 구직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들여다보는 기업이 많아져 과거 부주의한 사용이 취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경우도 있다. 2013년 독일의 여고생은 방학 알바를 위해 미국에 가면서 ‘친지방문’으로 둘러댔다. 하지만 그의 페북을 검색한 출입국 담당자가 이 사실을 알고 추방했다. 소셜미디어는 나만의 일기장이 아니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현실세계든 디지털 세상이든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은 남의 눈길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떳떳하기 위해서다. 대학과 중용에 ‘신독(愼獨)’이란 말이 나온다.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삼가라는 의미다. 퇴계 이황은 이를 자기 수행의 근본으로 삼았다. 소셜미디어에 빠진 이 땅의 젊은이들이 새겨야할 자세가 신독 아닐까. 뒤늦은 후회로 땅을 치지 않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