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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의 몰락, 이렇게 빠를 수가 있나

조코비치의 몰락, 이렇게 빠를 수가 있나

Posted June. 09, 2017 07:08   

Updated June. 09, 201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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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결점’이라던 선수가 이렇게 갑자기 몰락할 수 있을까. 6년 만에 남자 테니스 ‘톱2’에서 물러나는 노바크 조코비치(30·세르비아·세계랭킹 2위·사진) 이야기다.

 조코비치는 7일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도미니크 티엠에게 0-3(6-7, 3-6, 0-6)으로 완패했다. 조코비치가 메이저 대회에서 이날 3세트 때처럼 베이글 세트(0-6)로 패한 건 2005년 호주오픈 1라운드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패배로 조코비치는 다음 주 랭킹 발표 때 대회 4강에 오른 라파엘 나달(31·스페인·3위)에게 2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조코비치가 랭킹 3위 이하로 떨어지는 건 2011년 3월 21일 2위로 올라선 뒤 289주 만에 처음이다.

 조코비치는 2015년 윔블던부터 지난해 프랑스오픈까지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차례로 모두 우승했다. 소위 ‘노바크 슬램’이라고 불리는 이 기록을 달성할 때만 해도 조코비치 전성시대가 금방 끝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윔블던 3회전에서 탈락할 때만 해도 대기록 달성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었다. 바로 다음 메이저 대회였던 US오픈에서 준우승하며 건재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호주오픈 2회전에서 탈락하고, 프랑스오픈에서도 8강에 그치면서 조코비치의 하락세를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그를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만들어준 백핸드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프랑스오픈 유럽 지역 중계를 맡고 있는 ‘유로스포츠’는 “조코비치가 공을 따라가지 못해 백핸드로 공에 제대로 회전을 걸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프랑스오픈 때는 조코비치가 백핸드로 때린 공 중 20%가 분당 회전수(RPM) 2000을 넘었는데 올해 호주오픈 때는 2%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앤드리 애거시(47·미국)를 코치로 영입했다고 발표했지만 애거시는 대회 2주차가 시작되자 대회장을 떠났다. 추락을 막아줄 브레이크를 찾지 못한다면 조코비치의 하강곡선은 자칫 더 가팔라질 수도 있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