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드 보고 누락’ 파문, 한미동맹 누돼선 안 될 것

‘사드 보고 누락’ 파문, 한미동맹 누돼선 안 될 것

Posted June. 01, 2017 07:16   

Updated June. 01, 2017 07:29

中文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 파문과 관련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어제 “국방부 실무자가 만든 초안에 있던 ‘6기 발사대, 모 캠프에 보관’ 문구가 감독 과정에서 모두 삭제되고 한국에 (사드가) 전개됐다는 취지로만 두루뭉술하게 기재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체조사 착수 하루 만에 초고속 발표를 통해 사안을 엄중하고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보고상황을 시간대별로 공개하고 한민구 국방장관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발언까지 소개한 것은 국기(國基) 문란 같은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경위야 어떻든 국방부가 먼저 빌미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만약 국방부 수뇌부가 사드에 비판적인 새 정부를 의식해 사드배치를 밀어 붙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 것이라면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권위를 훼손한 ‘군기 문란’행위이다. 사드에 대해 새 정부가 갖고 있는 민감도를 충분히 고려했다면 장관은 좀 더 세심하게 충분한 설명을 했어야 했다. 곧 옷을 벗을 것이란 생각에 긴장이 풀어졌던 것인지, 나가는 김에 사드 대못을 박으려 했던 것인지 따져야 한다.

 하지만 국방부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돼 어차피 곧 드러나게 될 일을 왜 숨겼겠는가 하는 의문은 든다. 군이 아무리 기강해이가 심하다 해도 군통수권자가 바뀌었다고 보고를 일부러 누락시켰다고 추정하는 것은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혹여 6기가 이미 국내 반입돼 그 중 2기가 성주에 배치됐고, 4기가 추가 배치돼야 하는 연속 사업이어서 업무보고 과정 중 실무선에서 빚어진 혼선이나 실수일 수도 있다.

 문제는 지금 우리가 이런 걸로 내부 싸움을 하고 있을 때인가 하는 점이다. 북한은 미 항모가 한반도에 배치되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달 동안 매주 미사일을 쏴대고 있다.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책도 없으면서 최소한의 방어무기에 대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니 국민들로서는 불안하다. 대북방어의 최전선을 담당할 군을 공개적으로 몰아붙이고 보고누락을 이슈화시켜 군의 사기저하를 불러올까 두렵다.

 당장 중국은 어제 보고 누락 파문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즉각 사드배치를 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미 국방부는 “한국의 사드배치 과정은 매우 투명했다”고 밝혔다. 한미 첫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있는 갈등도 조율해야 할 마당에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신호를 발신할 필요가 있을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할 대통령과 청와대는 특히 외교안보 사안에서만큼은 사안의 경중을 따져 무겁게 처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