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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타점 1위인데... 박병호 트리플A로

Posted April. 01, 2017 07:08   

Updated April. 01, 201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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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소타 박병호(31)의 두 번째 시즌 전망은 ‘맑음’이었다.

 웨이버 공시 등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지만 스스로의 실력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시범경기 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3, 6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올렸다. 특히 개막전 로스터 발표를 앞두고는 이틀 연속 결승 홈런을 치면서 로스터 진입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러나 구단은 이번에도 그를 외면했다. 31일 미네소타가 발표한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박병호의 이름은 없었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구단이 꺼낸 대의명분은 ‘불펜 투수 강화’다. 실제로 5선발 후보로 꼽히던 아달베르토 메히아가 애초 예상과 달리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박병호를 엔트리에서 제외한 건 선뜻 납득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시범경기에서 박병호를 대신해 지명타자로 출전한 로비 그로스먼의 시범경기 성적(타율 0.238, 3타점, 홈런 없음)은 박병호에게 한참 못 미치는데 로스터에 올랐다.

 그로스만이 구단이 필요로 하는 외야 백업요원이지만 그의 기용이 박병호와의 타격 실력 차이를 메울만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는 평가다. 현지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네소타 지역 언론인 스타트리뷴은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 소식을 전하며 “미친 일(Crazy Stuff)”이라고 언급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또한 미네소타의 로스터 구성 소식을 전하면서 박병호를 가장 맨 앞에 다뤘다.

 박병호는 “씁쓸하지만 실망하지는 않겠다. 나는 내가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다. 나의 목표는 언제나 같다”며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올 시즌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것만큼은 스스로 받아들여야 할 숙제가 됐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