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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 봉쇄’ 항모-핵잠수함 투입…美, 항모전단에 “대만해역 감시” 지시

中, ‘대만 봉쇄’ 항모-핵잠수함 투입…美, 항모전단에 “대만해역 감시” 지시

Posted August. 06, 2022 07:23   

Updated August. 06, 202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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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개구리 삶기’를 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4일(현지 시간)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에 대해 “중국이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이는 이 같은 수준의 긴장 강도를 유지하거나 최소한 (봉쇄) 작전을 더욱 자주 정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개구리 삶기’는 끓는 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곧바로 뛰쳐나오지만 서서히 끓이는 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물이 뜨거워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죽게 된다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다.

 중국이 대만을 방어하려는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는 군사적 도발 수위를 높여가며 이를 정례화하고 장기적으로 지속해 대만을 고립시키고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려는 의도를 이번 훈련에서 드러냈다고 분명히 한 셈이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의 이런 군사 도발을 “새로운 현상(status quo)이다. 뉴노멀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런 새로운 현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도발 정례화를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중국은 이번 훈련에 핵추진 잠수함이 포함된 항공모함 전단이 처음 참여해 미국 항공모함 억지 훈련을 벌인다고 공언했다. 미국은 조만간 항공모함 전단을 대만해협에 진입시키는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해 미중 직접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中 대만 봉쇄 일상화 의도 거부”

 중국은 ‘대만 봉쇄’ 훈련 이틀째인 5일에도 중국과 대만이 대치해 온 실질적 경계선으로 인식돼 온 ‘대만해협 중간선’을 무력화했다.

 이날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의 전투기와 군함들이 중간선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싸움을 유도하지 않는다(不求戰·불구전)’는 원칙으로 충돌을 피하면서 국가 주권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중국의 의도대로 중간선이 무력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으로 대만군의 활동 반경이 크게 축소되면서 미국의 우려처럼 대만 봉쇄 상황이 뉴노멀로 고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국제문제연구소(JIIA)의 고타니 데쓰오 주임연구원은 “이런 종류의 대규모 훈련이 앞으로 수년간 일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의 이번 훈련은 미국의 직접 개입과 국제사회의 큰 반발을 야기할 수 있는 ‘대만 침공’보다 일상적으로 대만을 압박할 ‘봉쇄’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훈련이 끝난 후에도 중국군이 계속 대만 인근에 잔류하거나 훈련을 일상화한다면 이는 대만을 붕괴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NYT는 “중국이 탄도미사일 5발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뜨린 것은 미국과 일본에 대해 개입하지 말라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 美 대만해협 진입 무력시위 예고

 커비 조정관은 중국 대만 봉쇄의 ‘뉴노멀’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은 중국이 선택한 행동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 몇 주 내에 (군함과 전투기가) 대만해협 수역과 상공을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군의 대만 해협 통과가 이번 대만 해협 위기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96년 3차 대만해협 위기 당시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실사격 훈련에 나서자 미국은 항공모함 2척을 앞세운 전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중국군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은 유사 시 미군 항공모함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랴오닝함과 산둥함 항모는 물론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DF)-17 미사일도 훈련에 참가시켰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5일 “중국군이 이번 훈련에서 해상 입체 작전체계를 구축하며 첫 항모 전단 억지 훈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