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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8개월째, 대사인준 달랑 2명

Posted September. 14, 2021 07:53   

Updated September. 14, 202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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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의회의 최종 인준을 통과한 해외 대사는 2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견제,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의 테러 대응 등 해외 국가들과 협력할 과제가 많은 상황에서 외교직 공백이 길어지는 것을 두고 워싱턴 안팎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액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상원이 최종 인준안을 통과시킨 대사급 인사는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 켄 살라사르 멕시코 주재 미국대사 2명이다. 같은 시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56명이 인준을 받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50명,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명에 가까운 대사가 최종 인준을 통과했다. 상원의 최종 인준을 기다리고 있는 대사 등 국무부 고위인사 지명자들은 60명에 달한다. 닉 번스 중국 주재 대사 지명자, 램 이매뉴얼 일본 주재 대사 지명자도 여기 포함돼 있다. 비영리단체 ‘공무를 위한 파트너십(PPS)’의 분석에 따르면 대사를 포함해 상원 인준이 필요한 외교안보 분야 고위직은 국무부,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을 합쳐 170개인데 이 중 26%만 채워진 상태다.

 인준 절차가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야당인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막고 있기 때문이다. 대(對)러시아 강경파인 크루즈 의원은 유럽까지 송유관을 연결하는 러시아의 ‘노드스트림2’ 사업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며 대사 인준을 지렛대로 쓰고 있다. 최근 아프간 철군 후폭풍으로 예상치 못한 외교안보 상황이 전개되면서 인준 작업은 더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다. CNN은 “지명자들은 이미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지명자 자질 문제가 아니라 정치 때문에 인준이 지연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이행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지명자 인선조차 오리무중이다. 한국계인 유리 김 알바니아 주재 대사가 유력했으나 처음부터 다시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의 인준 속도를 감안하면 주한 미국대사는 내년 상반기나 돼야 서울 부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