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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B로 때리고 B-52로 초토화, 3~6시간내 끝낸다

B-1B로 때리고 B-52로 초토화, 3~6시간내 끝낸다

Posted June. 30, 2020 07:38   

Updated June. 30, 202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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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주도한 북한의 군사행동 위협에 미국은 3척의 핵추진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 주요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포진시키는 고강도 무력시위로 맞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대북 억제력의 핵심 중 하나인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태세가 어느 때보다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빠르면 3시간, 아무리 길어도 6시간 내 한반도 전개 작전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4월 괌 앤더슨 기지에 순환 배치했던 B-52 폭격기 5대의 본토 철수를 결정하자 군 안팎에서는 대한(對韓) 확장억제 공약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우산’으로 꼽히는 B-52를 역내에서 빼게 되면 북한은 물론이고, 그 뒷배를 자임하는 중국에도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한 달 뒤에 미 본토에서 괌 기지로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B-1B 폭격기 4대가 전진 배치된 데 이어 이달 초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 기지에서 B-52 폭격기 2, 3대가 알래스카의 아일슨 기지로 이동 배치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후 미국은 두 폭격기를 한반도 인근 동해와 일본 열도를 비롯해 필리핀해, 남중국해 등에 번갈아 투입하면서 역내 ‘전략적 우세’를 과시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미국의 폭격기 운용 태세의 변화는 한반도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더 각별하다. 북한의 핵도발 등 위기 시 3∼6시간 만에 핵과 재래식 폭격기가 한반도 주변에 순차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 실제로 B-1B는 괌 기지 이륙 후 약 3시간, B-52는 아일슨 기지 이륙 후 6시간 정도면 한반도 인근 동해상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북한이 ‘김여정발(發) 도발 위협’의 수위를 높이자 미국은 B-1B와 B-52 편대를 수시로 한반도 인근으로 출격시켜 맞대응을 했다. 군 관계자는 “재래식 무기만 탑재하는 B-1B와 달리 핵 장착 공대지미사일 등 핵무장까지 장착하는 B-52는 북한의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일주일 사이 세 차례나 한반도 인근으로 날아와 평양이 바짝 긴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자는 “과거에는 B-52 폭격기가 괌에서 한반도로 오는 데 4∼5시간이 걸렸고, 미 본토의 B-1B가 동북아에서 전개하려면 최소 10시간이 넘게 소요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폭격기의 한반도 동시 전개가 한층 수월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B-52 폭격기가 박스데일에서 동북아와 훨씬 가까운 알래스카로 이동 배치되면서 한반도 전개 거리가 절반(1만 km 이상→5500km) 가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군 당국자는 “북한의 입장에선 보면 서쪽은 재래식 확장억제 전력(괌의 B-1B), 동쪽은 핵 확장억제 전력(알래스카의 B-52)에 포위된 형국”이라며 “향후 한미를 겨냥한 도발 방식과 양상을 두고 북한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