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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사우디, 美와 ‘석유패권 전쟁’

Posted October. 06, 2022 07:49   

Updated October. 06, 2022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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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축인 산유국 연합체 OPEC플러스(OPEC+)가 대규모 원유 감산을 추진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 고물가 속 달러 가치가 치솟고 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익 기반을 상실한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연합이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는 겨울을 앞두고 세계에 ‘석유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3개국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5일(현지 시간) OPEC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감산 논의를 벌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첫 대면회의다.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회의에 앞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200만 배럴 감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감산 폭이 2년 7개월 만에 최대가 된다. FT는 “감산이 몇 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40년 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유가 안정에 사활을 걸어온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CNN은 미 백악관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백악관이 러시아와 사우디의 원유 감산을 ‘재앙(disaster)’ 국면으로 규정했다”며 재무부 등을 동원해 막판까지 OPEC+ 회원국에 감산에 반대하도록 로비력을 총동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OPEC+의 감산에 맞서 자국 전략비축유 방출 확대부터 휘발유 수출 금지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의 감산에 미국이 석유 수출 금지로 맞서는 ‘석유 패권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 세계는 고물가 장기화 속 경기 경착륙을 면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특히 달러 초강세를 뜻하는 ‘킹 달러’로 더 비싼 값에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한국은 무역적자 폭이 더 커진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