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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만만 김세영, 세계1위만 남았다

Posted November. 24, 2020 07:31   

Updated November. 24, 202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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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위시 리스트’다.”

  ‘빨간 바지의 승부사’ 김세영(27·세계 랭킹 2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펠리컨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상금, 올해의 선수 포인트,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 1위에 나선 김세영은 세계 랭킹 1위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김세영은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GC(파70)에서 열린 이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정상에 올랐다. 10월에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뒤 귀국했다가 복귀한 무대에서 다시 트로피를 안았다. 대니얼 강과 시즌 다승 공동 1위. 통산 12승으로 박세리(43·은퇴)의 25승, 박인비(32)의 20승에 이은 한국 선수 다승 3위다.

 5타 앞선 단독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김세영은 9번홀(파3)에 보기를 범하며 앨리 맥도널드(28·미국)와 격차가 3타까지 좁혀지기도 했지만 14번홀(파5)에서 약 4m의 중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맥도널드를 3타 차로 따돌린 김세영은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 원)를 손에 쥐었다. 김세영은 “우승은 항상 대단한 일”이라며 “12번째 우승을 거둬 행복하고, 무엇보다 메이저 대회 우승 직후에 또 우승하게 돼 내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이날 우승으로 시즌 상금 113만3219달러(약 12억6000만 원)를 만들며 이 대회에 불참한 2위 박인비(32·106만6520달러)를 제치고 상금 랭킹 1위가 됐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30점을 추가해 106점이 되면서 박인비(90점)를 추월했고,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68.111타로 LPGA투어 선수 중 유일하게 68타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고진영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는 김세영은 “원래 올해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는데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세계 랭킹 1위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LPGA투어에 복귀한 세계 랭킹 1위인 고진영(25)은 공동 34위를 기록했다.

 이날 김세영의 우승 순간에도 ‘빨간색’이 함께했다. 김세영은 대회 최종 라운드에 빨간 바지를 입고 출전해 빨간 바지의 승부사라는 별명을 가졌다. 김세영은 “14세 때 아마추어 대회부터 빨간색 옷을 입기 시작했다. 우즈를 따라 한 것이다. 우즈는 마지막 날 빨간색 티셔츠를 입지만 나는 바지를 입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김세영은 우승 순간 바지가 아니라 처음으로 치마를 입고 있었다. 김세영은 “코로나로 투어가 중단됐을 때 국내에서 동생을 비롯한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동생이 이제는 메이크업과 코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충고를 해 치마도 입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LPGA투어는 앞으로 3개가 남아 있다. 김세영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과 지난해 우승했던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2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정훈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