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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은 ‘항미’ 띄우며 밀착하는데, 갈등의 골 깊어지는 한미

北-中은 ‘항미’ 띄우며 밀착하는데, 갈등의 골 깊어지는 한미

Posted October. 24, 2020 07:48   

Updated October. 24, 202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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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주석은 어제 중국군의 6·25전쟁 참전을 일컫는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7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은 국가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자 북한의 요청에 응했다. 정의로운 행위 중에 정의로운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남침전쟁 참여를 거듭 ‘정의의 승리’라고 역설한 것이다. 미국을 겨냥한 듯 "아무리 강한 나라, 강한 군대라도 약자를 괴롭히고 침략을 확장하면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를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의 항미원조 띄우기는 70주년이라는 의례적인 ‘애국주의 역사관 정당화’ 성격이 짙은 것도 사실이지만, 날로 격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 한층 두드러지는 북-중 밀착 기류는 간과해선 안 될 대목이다. 시 주석은 최고지도자로서는 20년 만에 직접 기념행사 연설에 나서 미국의 전방위적 ‘중국 때리기’에 맞선 결사항전의 정신을 주문했다.

 북한도 적극 보조를 맞추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안남도 회창군의 중국지원군 묘지를 찾아 마오쩌둥의 아들 마오안잉 묘에 헌화하는가 하면 중국 선양과 단둥의 기념묘지와 기념탑에 꽃바구니를 보내기도 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수해까지 삼중고를 겪으며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북한으로선 북중관계 강화를 생명줄 연장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북-중과는 달리 한미 간에는 냉기류만 흐르고 있다. 지난주 한미 연례안보협의에서는 각종 동맹 현안을 두고 이견과 갈등을 노출했다. 이후 미국 측 행보에선 노골적인 불쾌감마저 읽힌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중국의 위협에 맞설 10여 개 아시아 국가를 열거하면서 한국은 쏙 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아시아 4개국 순방 계획에도 한국은 빠져있다. 껄끄러운 한국은 무시하고 가겠다는 태도가 아닌지 의문이다.

 열흘 뒤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미중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어제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두 후보는 서로 상대의 중국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누가 더 중국에 단호할지를 두고 경쟁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을 ‘친구’든 ‘깡패’든 뭐라 부르든 북한은 중국에 더욱 달라붙을 것이다. 한국은 어떤가. 미국의 정치적 변동기일수록 동맹외교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혹여 대통령이 바뀐다고 관료나 의회, 미국인이 바뀌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