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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조장하고 방조” 쏟아진 탄핵론

“트럼프가 조장하고 방조” 쏟아진 탄핵론

Posted January. 08, 2021 07:19   

Updated January. 08, 202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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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의 의회 난입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과 함께 2주도 남지 않은 임기에 관계없이 그를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부추기면서 사실상 방조했다는 이유에서다.

 CNN 등에 따르면 테드 리우 의원(캘리포니아)과 데이비드 시실린 의원(로드아일랜드) 등 미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6일(현지 시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수정헌법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사퇴시키라”고 촉구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해임, 사망, 사임 등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부통령이 그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고 부통령을 포함해 내각 과반수가 ‘대통령이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결정하도록 돼 있다.

 정계뿐 아니라 기업들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엑손모빌과 화이자 등의 기업들이 속한 미국제조업협회(NAM)의 제이 티몬스 회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선동했다”며 “그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 수정헌법에 따라 펜스 부통령이 권한을 대행하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현직 참모들도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CNN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 부보좌관, 크리스 리델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 대통령 측근들이 사의 표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도 잇달아 우려를 표했다.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중남미 등 일부 부패국가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 미국에서 벌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가슴이 매우 아프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선 결과에 대해 근거 없는 거짓말을 일삼는 현직 대통령에 의해 오늘의 폭력이 있었다고 역사는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대의 의회 난입이 시작되고 2시간이 지나서야 트윗을 통해 “의회에 있는 모든 사람은 평화를 지켜야 한다. 폭력은 안 된다”고 했다. 이후 영상 메시지로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선거를 도둑맞았다”며 대선 불복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시위대가 의회 난입에 앞서 이날 오전 백악관 앞 엘립스 광장에 모였을 때는 “의회로 가서 항의하라”며 난입을 부추기기도 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