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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군대, 편한 군대

Posted September. 15, 2020 07:27   

Updated September. 15, 202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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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프로 구단에서 낙오한 선수들이 지옥훈련을 통해 최고의 선수로 거듭난다는 내용의 만화가 있었다. 신체적, 정신적 결함이 있는 선수들, 사회적으로 차별받은 선수들이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스토리는 오랫동안 반복되는 포맷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감동적이다.

 어느 시대나 권력 남용자보다는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억눌린 사람이 많다. 그러니 이런 이야기는 위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방법이 문제다. 우리 스포츠계에서도 오래전에 지옥 훈련을 신봉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물론 예전처럼 반발을 누르고, 강압적으로나 마음대로 할 수가 없어서 그렇지, 현재도 있고, 이런 믿음이 영원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훈련 하면 군대를 빼놓을 수가 없다. 군사훈련은 강도의 문제가 아니다. “한 방울의 땀이 한 방울의 피”라는 교훈은 전쟁이 계속되는 한 영원하다. 원칙적으로 편한 군대란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훈련이 얼마나 합리적이며 유용한가가 문제다.

 태평양 전쟁에서 활약한 일본군 조종사 사카이 사부로는 해군 항공대 시절 훈련이 그야말로 극악했다고 회고한다. 그 나름 명분은 다 있었지만, 과연 저 방법이 저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유용하고 효율적인 방법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사카이 사부로도 나중에 이렇게 말한다. 이런 훈련으로 70명 중 45명이 퇴교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들은 우수한 조종사들이었다. 그 탓에 일본군은 전쟁이 터지자 조종사 부족에 시달렸고, 지옥훈련으로 쫓아낸 조종사들보다 더 자질이 떨어지는 자원으로 충당했다.

 우리 사회에는 미군은 편하다는 통념이 돌아다닌다. 상대적으로 군기나 군 운용 방식이 선진적이라는 것이지 군대가 편하고 노는 곳은 아니다. 훌륭한 군대, 훌륭한 지휘관은 불필요한 일에 시간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 전력을 투입한다. 병사들이 고된 훈련을 하는 이유는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필요하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고통을 극복하고 위험을 감수한다. 이것이 최고의 훈련이고 진정한 강한 군대이다.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