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뮌헨 UCL 대회통산 6번째 우승

Posted August. 25, 2020 07:18   

Updated August. 25, 2020 07:18

中文

 폴란드 출신의 ‘특급 골게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바이에른 뮌헨)는 그토록 열망했던 ‘빅이어’(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양손으로 꼭 잡은 뒤 입맞춤을 했다. 경기장은 유럽 정상을 정복한 바이에른 뮌헨(독일) 선수들이 내뿜는 환호로 가득했다. 그렇게 축제가 시작된 그라운드 위를 브라질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28·파리 생제르맹·PSG)는 쓸쓸히 걸어갔다. 손에 넣지 못한 빅이어를 쓰다듬는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레반도프스키가 이끄는 뮌헨이 24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후반 14분에 나온 킹슬레 코망(24)의 결승골을 앞세워 PSG를 1-0으로 꺾었다. 대회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한 뮌헨은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UCL을 석권해 팀 역사상 두 번째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유럽 축구에서 트레블을 2차례 달성한 것은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 이어 뮌헨이 두 번째다. 또한 뮌헨은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11경기에서 무승부 없이 모두 승리해 UCL 최초의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으로 불려온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시즌 31골)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시즌 37골)가 각각 8강, 16강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이번 시즌 폭발적인 득점력을 뽐내며 ‘메날두(메시와 호날두) 시대’를 끝냈다는 평가를 받은 레반도프스키는 유럽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섰다.

 이번 시즌 55골을 터뜨리며 유럽 5대 리그(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그는 UCL에서도 15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레반도프스키는 팀의 트레블과 함께 득점왕 트레블도 달성했다. UCL과 분데스리가, DFB-포칼컵에서 모두 득점 1위를 차지한 것. 스페인 마르카는 “레반도프스키가 1971∼1972시즌 아약스(네덜란드)의 트레블과 함께 득점왕 트레블을 달성한 ‘레전드’ 요한 크라위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보도했다.

 결승전에서는 아쉽게 골을 넣지 못했지만 준결승까지 자신이 출전한 모든 UCL 경기(9경기)에서 득점한 레반도프스키는 뮌헨 우승의 일등공신이다.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 시상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지 않았다면 올해 발롱도르는 레반도프스키의 몫이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생애 첫 UCL 우승을 차지한 레반도프스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꿈꾸기를 멈추지 말라. 실패해도 포기하지 말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는 소감을 남겼다.

 결승골의 주인공 코망은 친정팀에 비수를 꽂아 눈길을 끌었다. 코망은 PSG 유스 팀에서 성장해 2013년 PSG에서 프로에 데뷔한 선수다. 2014년 팀을 떠나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거쳐 뮌헨에 입단한 그는 PSG의 유럽 정복 야망을 꺾는 골을 터뜨렸다. 자신이 몸담았던 모든 팀에서 정규 리그 우승을 경험하는 등 ‘우승 운’을 타고난 코망은 “너무나 행복하지만 PSG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2011년 카타르투자청이 지분을 인수한 이후 1조 원이 넘는 돈을 선수 영입에 투자한 PSG는 창단 50년 만에 UCL 결승에 올랐지만 뮌헨의 벽을 넘지 못했다. 축구 역사상 최고 몸값(이적료·약 3120억 원)을 기록한 네이마르를 앞세운 공격진은 9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뮌헨의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를 뚫지 못했다. 2014∼2015시즌 바르셀로나에서 UCL 정상을 맛본 후 두 번째 우승을 노렸던 네이마르는 아쉬움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트위터에 “패배는 스포츠의 일부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싸웠다. 뮌헨의 우승을 축하한다”는 말을 남겼다.

 패배를 인정한 네이마르와 달리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와 PSG의 안방구장에 모여 응원전을 펼친 일부 팬들은 경기 후 폭동을 일으켜 물의를 빚었다.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PSG의 패배에 성난 팬들은 차량을 불태우거나 상점의 창문을 깨뜨렸다. 사태를 진압하려는 경찰과 충돌한 148명이 체포됐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