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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율 0.03%

Posted July. 10, 2020 07:41   

Updated July. 10, 202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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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를 끝내는 두 가지 방법. 첫째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면 끝난다. 하지만 개발되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둘째 집단면역이다. 전체 인구의 60∼80%가 코로나에 걸려 항체가 생기면 확산이 멈춘다. 하지만 올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나온 지 6개월이 지났지만 항체 보유율은 고작 0.03%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방역당국이 최근 일반인 3055명을 조사한 결과 단 1명만이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 5178만 명에 대입해보면 약 1만5500명이 완치 후 면역이 생겼다는 뜻이다. 9일까지 누적 확진자 수(1만3293명)와 별 차이가 없어 무증상으로 감염된 줄도 모르고 지나간 사람은 적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는 표본이 적고 집단발생 지역인 대구를 비롯해 일부 지역이 빠져 있어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항체율은 현저히 낮다. 주요 도시의 항체율은 미국 뉴욕이 21.2%, 영국 런던 17%, 발원지인 중국 우한이 3.2%, 일본 도쿄 0.1%다. 집단면역을 선택한 스웨덴의 스톡홀름은 7.3%. 한국의 항체율이 낮은 건 그만큼 방역을 잘해 환자가 덜 나왔다는 뜻이다. 하지만 뒤집어 얘기하면 면역을 가진 사람이 적어 대유행에는 그만큼 취약하다는 뜻도 된다.

 ▷항체 보유율이 높다고 안심할 일도 아니다. 메르스의 경우 완치 후 면역력이 1년은 유지된다. 그러나 중국 충칭대 의대 연구진의 조사 결과 코로나19 감염자의 90%는 항체 지속기간이 2, 3개월에 불과했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의 항체 지속기간이 더 짧았다. 세계보건기구는 4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돼 항체를 가졌다고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직까진 없다”고 밝혔다.

 ▷결국 집단면역이 답이 되긴 어렵다. 느슨한 거리 두기로 집단면역을 시도했던 스웨덴에선 5485명이 사망했다.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 수가 노르웨이의 12배, 최다 사망국인 미국보다도 40% 많다. 그 대신 경제를 살린 것도 아니다. 스웨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5%로 철저한 봉쇄 전략을 택한 덴마크(―4.1%)나 노르웨이(―3.9%)보다 암울하다. 세계 공급망이 멈춰 서자 스웨덴 제조업 분야도 함께 멈춰 설 수밖에 없었고, 덴마크 사람들이 소비를 29% 줄이는 동안 스웨덴 사람들도 (가게 문을 열어두었음에도) 감염이 무서워 25% 줄였다. 정부의 완화 전략은 치명률만 높인 셈이 됐다. 결론적으로 확실한 백신이 나오기 전까진 마스크와 거리 두기로 예방하는 방법밖엔 없다. 한 번 걸렸다가 완치된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진영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