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호주 경전철, 6•25용사 얼굴 싣고 달린다

호주 경전철, 6•25용사 얼굴 싣고 달린다

Posted June. 25, 2020 07:55   

Updated June. 25, 2020 07:55

中文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호주 시드니 도심에서 호주인 참전용사 8인의 얼굴 사진을 실은 경전철이 22일(현지 시간) 운행을 시작했다.

  ‘한국을 잊지 않도록(Lest Korea Forget)’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경전철은 호주인 6·25 참전용사에게 헌사를 보내기 위해 기획됐다. 8명 중 한 명인 이언 크로퍼드 전 호주 해군 제독(88)은 24일 시드니에서 열린 개막행사에서 “호주 역사의 한 부분으로서 한국전쟁을 인정받게 돼 너무나 감동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크로퍼드 전 제독은 1949년에 해군에 입대해 1989년까지 40년을 복무했다. 18세였던 1950년 6·25에 참전해 고립된 유엔 참전군의 탈출을 돕고 극한의 상황에서 북진하는 부대를 지원했다. 그는 호주 보훈부와의 인터뷰에서 “18세 장교후보생의 눈에 비친 한국전쟁은 모든 순간이 극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크로퍼드 전 제독과 함께 경전철에 얼굴이 실린 7명의 면면은 다양하다. 브라이언 쿠퍼는 10대의 어린 나이에 뛰어난 리더십으로 6·25 마지막 전투 중 하나인 사미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워릭 브레이스거들은 제2차 세계대전과 6·25에 모두 참전해 세 차례나 미 수훈십자장을 받았다. 세실 슬라이는 공군 파일럿으로 후방 교란 작전에 참여했다. 스티브 도드는 호주 원주민 출신으로는 최초의 참전용사였다.

 이 밖에 24세에 간호병으로 입대한 그레이스 버리, 1951년 가평 전투에서 전사해 부산 유엔군 묘지에 잠든 스태퍼드 르노이, 호주 국방군 참모장까지 오른 프랭크 해싯도 8명에 선정됐다.

 한국전쟁은 호주가 유엔에 가입 이후 처음으로 참전한 전쟁이다. 유엔 22개 참전국 중 미국, 영국, 캐나다, 터키에 이어 5번째로 많은 1만 7164명이 참전했다. 340명이 전사하고 1216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28명이 포로로 잡혔다.

 주호주한국문화원과 호주 앤잭기념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특별 경전철은 다음 달 26일까지 운행한다. 수도 멜버른 도심에서도 호주 참전용사의 초상화로 장식된 트램이 운행될 예정이다. 앤드루 콘스턴스 뉴사우스웨일스주 교통부 장관은 “도심을 운행하는 경전철을 보며 시민들이 호주의 자랑스러운 군 역사에 감명 받길 바란다”고 했다. 이상우 주시드니 한국 총영사는 호주 공영방송 SBS에 “경전철 캠페인이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호주 참전용사를 소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