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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일 만에 출격 고진영 “편안한 삼다도, 샷 다듬기 좋아요”

192일 만에 출격 고진영 “편안한 삼다도, 샷 다듬기 좋아요”

Posted June. 05, 2020 07:30   

Updated June. 05, 20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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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회라 마음이 편하고 기대도 됩니다. 고씨 본관이 제주이기 때문에 이곳은 제 뿌리가 시작된 곳이기도 해요.”

 뜻깊은 장소인 제주도에서 올해 처음으로 공식 대회에 나선 여자 골프 세계 1위 고진영(25)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중단된 가운데 고진영은 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1라운드를 통해 자신의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지난해 11월 LPGA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이후 192일 만의 공식 경기 참가다.

 그동안 고진영은 국내에서 틈틈이 라운딩을 하며 샷을 점검하고, 자전거 타기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다져 왔다. 지난달에는 이벤트 대회인 ‘현대카드 슈퍼매치’에서 세계 3위 박성현과 맞대결(스킨스 게임·무승부)을 펼치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LPGA투어 재개가 늦어지면서 고진영은 실전 감각 회복을 위해 제주에서 열린 이번 대회의 출전을 결정했다. 비시즌에 부모님이 소유한 집이 있는 제주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그는 “태어난 곳은 서울이지만 제주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경관이 좋은 해변의 카페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흑돼지 맛집도 자주 찾아간다”고 말했다. 2017년 손목 부상 여파로 부진에 빠졌던 그가 시즌 12번째 참가 대회에서 값진 첫 승을 거두며 부활을 알린 곳도 제주(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였다. 

 지난해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 이후 8개월 만에 KLPGA투어 통산 11번째 우승에 도전한 고진영은 샷 감각이 다소 무딘 듯한 모습이었다. 전반에는 3개의 버디와 1개의 보기를 묶어 2언더파를 쳤으나 후반에는 퍼팅이 흔들리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고진영은 아직 3개 라운드가 남은 만큼 조금씩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다. 그는 “오랜 기간 쉬면서 운동할 시간이 많아 몸은 좋아졌지만 샷감이 좋은 편은 아니다. 최대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는 투어 첫 우승에 도전하는 한진선(23)과 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 중 맏언니인 지은희(34)가 9언더파 73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공동 선두를 기록했다. 한진선은 홀인원 1개와 버디 9개, 보기 2개를 기록했다. 8번홀(파3·143m)에서 7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공이 그린 언덕에 맞고 3m 정도를 구른 뒤 홀 안으로 사라져 홀인원이 됐다. 개인 한 라운드 최소타(종전 기록 7언더파)를 새로 쓴 한진선은 “공식 대회에서 첫 홀인원이 나와 기쁘고 영광스럽다. 오늘은 두 발 쭉 뻗고 잘 수 있는 날이다”라고 말했다. 홀인원 부상은 없는 홀이었다. 지은희는 노련한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낚았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