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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튀는 중저가폰 경쟁...애플도 가세

Posted April. 15, 2020 07:54   

Updated April. 15, 202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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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100만 원 미만 중저가 보급형 제품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위축되고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부각되는 등 소비심리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 모델을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시장에는 5월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보급형 모델을 출시한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2016년 출시했던 제품명(아이폰SE)과 같은 명칭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출시 가격 기준으로 400달러(48만 원)대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애플은 이번 보급형 제품에 프리미엄폰의 기본사양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대신 화질이 떨어지지만 원가를 절약할 수 있는 액정표시장치(LCD)를 쓰고, 5세대(5G) 이동통신 대신 롱텀에볼루션(LTE·4세대)을 유지키로 하면서 가격을 낮췄다.

 그동안 애플은 100만 원이 넘는 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교체 시기가 길어지면서 프리미엄 시장이 정체된 데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월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1020만 대로 전월 1600만 대 대비 36%나 판매가 줄었다. 다른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판매 감소세는 10% 이내였다. 애플이 바뀐 소비심리에 대응하기 위해 중저가 시장에도 무게중심을 둘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통적으로 중저가 시장의 강자였던 중국 업체들도 낮은 가격대 제품의 성능을 강화하거나 경쟁 제품보다 가격을 더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화웨이가 지난달 출시한 ‘아너 30s 5G’는 2399위안(약 41만 원)의 가격에도 5세대 통신을 지원하고 20배 줌에 달하는 쿼드(4개) 카메라를 장착하면서 시장 경쟁에 불을 댕겼다. 샤오미도 다음 달 ‘홍미노트9S’를 20만∼30만 원대 가격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일부 국가에서 중저가 모델 A11·A31·A41을 공개하는 등 중저가 라인업인 ‘A 시리즈’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중저가 제품에 대해 중국 제조사개발생산(ODM) 비중을 늘리고 생산비용을 낮추면서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주요 업체들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전까진 중저가 시장에서 자존심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현석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