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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주 돌아간 北… ICBM-SLBM 동시 위협

Posted December. 16, 2019 07:40   

Updated December. 16, 20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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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13일 동창리에서 또다시 ‘중대 시험’이라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탑재용으로 추정되는 신형 엔진 연소 시험을 진행했다. 미국이 2년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도하며 도발을 멈추라고 경고한 지 이틀 만이고,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기지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하루 만이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14일 대변인 담화에서 “13일 오후 10시 41∼48분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에서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박정천 북한군 총참모장(합참의장격)도 7시간여 뒤 담화에서 “미국의 핵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7일 동창리에서 엔진 연소 시험을 할 당시 무슨 시험인지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엔진이 ICBM이 아니라 인공위성 운반 발사체용이란 분석도 나왔는데 북한이 엿새 만에 미국을 겨냥해 개발 중인 전략무기, 즉 ICBM용임을 공개한 것이다.

 북한은 이번 시험이 7분간 진행된 사실도 분명히 했다. 7일엔 시험 시간을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7분, 즉 420초가 신형 ICBM의 2단 로켓 엔진 연소 시간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은 기존 백두 엔진을 급조해 2단 엔진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고, 사전 시험에서 연소 시간도 200초였다. 이 때문에 연소 시간이 두 배 이상으로 길어진 이번 시험을 통해 추력이 더 강한 엔진을 확보했다면, 화성-15형 ICBM보다 두 배 이상 더 무거운 핵탄두를 탑재해 이를 워싱턴, 뉴욕이 있는 미 본토 동부 해안까지 더 안정적으로 날려 보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북한은 동창리 외에도 비핵화 협상 시한을 앞두고 평안남도 남포, 산음동 미사일 공장, 풍계리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상 징후를 노출하며 막바지 대미 총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사실상 북한 전역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도발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것.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14일(현지 시간) ‘분단을 넘어’ 사이트를 통해 “남포 조선소의 수중 바지선은 언제라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효주 hjson@donga.com ·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