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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황제’ 하드리아누스

Posted November. 05, 2019 07:34   

Updated November. 05, 201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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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의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군인과 지도자로서도 큰 업적을 남겼지만, 세상에 이름을 남기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제일 정확히 알았다. 엄청난 건설사업을 벌였는데 로마는 물론이고 그리스와 영국 등 유럽 각지에 그가 남긴 도시나 건물 유적이 없는 곳이 없다.

 아무튼 이 건설 황제의 최고 걸작은 로마 근교 티볼리에 있는 빌라 아드리아나. 황제의 별궁, 아니 별장 도시로 세워진 이곳은 물과 대리석을 이용한 완벽한 테마파크였다. 아쉽게도 폐허가 되어 전문가가 아닌 이상 10분의 1의 모습도 유추하기 어렵다.

 티볼리에는 물과 대리석을 이용한 또 하나의 테마파크가 있다. 빌라 데스테다. 빌라 아드리아나의 유물도 제법 가져와 재활용한 듯한 이곳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분수를 모아 놓았다. 여기만 방문하는 사람은 분수의 멋짐과 다양함에 놀라지만, 대리석 분수의 아이디어는 하드리아누스의 폐허에서 가져온 것이 분명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독창(獨創)은 없다. 독창도 자연환경, 역사, 교류의 소산이다.

 마찬가지로 칭기즈칸 군대의 힘은 유목기병에게서 나왔다고 한다. 기병은 유목문화의 소산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칭기즈칸의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 칭기즈칸의 숨은 능력은 사람을 보는 눈, 자기 사람을 만드는 능력이었다. 알고 보면 이것도 유목문화 속에 내재해 있던 것이다. 유목민에게 의형제, 친구, 동맹은 대단히 중요한 힘이었다. 성공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인간을 보는 안목이 중요하다. 칭기즈칸은 의형제 같은 사적 인간관계에 머무르던 몽골인의 안목을 광역과 제국이란 기준으로 확대했다. 지배자에게 불만을 가진 부족, 자신의 편이 될 사람,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사람, 자신을 배신하지 못하게 만드는 능력에서 천부적이었다.

 창의, 변화를 무(無)에서 찾지 말고 자신의 환경 속에서 찾아야 한다. 그 대신 과거의 카테고리, 진영논리, 관습의 틀을 깨뜨려야 한다. 이것을 반대로 하면 지도자는 실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