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정, LPGA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 우승

　　‘부러워하면 진 것이다’는 틀린 말 같다. 그 부러움은 소망을 이루는 원동력이 됐다.

　30일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브릭야드 크로싱G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허미정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잡아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시즌 2승(통산 4승)째를 거뒀다. 마지막 18번 홀에 들어설 때 단독 2위(17언더파) 나나 마센(덴마크)보다 4타 앞선 완승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허미정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생애 첫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대회 기간 내내 선두를 지키는 것)’를 거뒀다. 전통에 따라 대회 코스와 인접한 미국의 유명한 자동차 경주대회인 ‘인디 500’이 열리는 레이싱 트랙에 입 맞추는 우승 세리머니도 했다.

　2009년 LPGA투어에 데뷔한 허미정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게 진짜 힘든데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정말 열심히 쳤다”고 말했다.

　시상식 후 붉은 벽돌이 박힌 레이싱 트랙 피니시 라인에 키스한 허미정은 “2년 전 렉시 톰프슨과 지난해 박성현이 트랙에 뽀뽀를 하고 우유를 머리에 뿌리거나 마시는 세리머니를 하는 걸 보면서 무척 부러웠다. 나도 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톰프슨과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공동 93위(3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허미정은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6000만 원)를 보태, 상금랭킹 15위(84만5056달러·약 10억 원)로 올라섰다.

　한편 ‘코리아 군단’은 올해 열린 LPGA투어 26개 대회의 절반인 13승을 합작했다. 한국 선수들의 LPGA투어 시즌 최다승 기록은 2015년과 2017년의 15승. 올 시즌 남은 대회는 6개다.


안영식전문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