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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무역분쟁, 죄수의 딜레마”

Posted June. 29, 2019 07:58   

Updated June. 29, 201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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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연설에서 “무역분쟁으로 세계 경제가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샌드위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을 모두가 피해를 입는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한 것.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G20에서 미국을 겨냥해 ‘반(反)보호주의’를 앞세우며 우군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나온 메시지여서 향후 미중 정상의 반응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경제와 무역투자’를 주제로 열린 첫 번째 세션 발언자로 나서 “자유무역으로 모두가 이익을 얻는 확대 균형으로 다시 나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그 주요 이유 중 하나로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들고 있다”며 “이런 도전은 개별국가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평화와 번영을 위해선 자유롭고 개방적인 경제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히는 등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미중 무역갈등의 조속한 타결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29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강경 입장을 이어갔다. 이날 5세대(5G) 이동통신 등 디지털 경제를 주제로 한 특별 이벤트 세션에서 아베 총리를 가운데 두고 시 주석과 나란히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간 데이터 유통을 제한하는 움직임은 무역을 저해하고 개인 정보와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에 시 주석은 미국의 화웨이 거래 중단 요구를 겨냥해 “인위적으로 시장을 교란해선 안 된다”고 맞불을 놨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G20 개막 환영식에서 아베 총리와 굳은 표정으로 8초간 악수를 나누며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조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베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갖지 않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G20에서 세계의 지속적인 성장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과제 해결을 위해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미국과 일본의 협력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오사카=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