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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미군 쌍둥이 함께 잠들다

Posted May. 20, 2019 07:45   

Updated May. 20, 201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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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미군 병사가 69년 만에 같은 전투에서 전사한 쌍둥이 형제 곁에 묻혔다. 전사 당시 형제의 나이는 19세였다.

 17일(현지 시간) AP통신은 6·25전쟁에서 전사한 존 크레브스 상병(사진)의 유해 안장식이 미 일리노이주 스털링시 캘버리 묘지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존 상병의 유해는 쌍둥이 형제인 조지 상병 곁에 묻혔다.

 고아였던 두 사람은 함께 고향인 일리노이주에서 군에 합류해 6·25전쟁에 투입됐다. 제3대대 L중대 제24보병사단 제21보병 연대 소속이던 이들은 1950년 7월 11일 전의·조치원 전투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전사했다. 조지 상병은 전투 중 존 상병이 보이지 않자 되돌아갔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후 존 상병은 ‘전투 중 행방불명자’로 분류돼 있었다. 미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존 상병의 유해와 유물이 1951년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기술적 문제로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치아와 방사선·인류학적 비교분석 등 다양한 기술을 동원해 신원 확인에 성공했다. DPAA는 “이 사명(참전용사 신원 확인)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신 재향군인회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69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참전용사에게 미국은 마지막 예를 갖췄다. 이날 존 상병의 유해가 실린 차량을 오토바이 행렬이 장례식장에서 묘지까지 선도했다. 경찰, 소방관 등 제복 공무원들이 뒤를 따랐다. 운구는 정복을 갖춰 입은 군인 6명이 맡았다. 성조기로 덮인 관이 묘지에 도착하자 기다리던 사람들은 거수경례로 예를 표했다. 존 상병의 조카가 군으로부터 성조기를 건네받았다.

 DPAA에 따르면 6·25전쟁 중 8156명의 병력이 전투 중 행방불명자로 보고됐다. 이 중 494명만 신원이 확인됐다. DPAA는 최신 기술을 사용해 확보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