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워싱턴 정가 “中과 협상용 화웨이 봐주기 안돼” 트럼프에 반기

워싱턴 정가 “中과 협상용 화웨이 봐주기 안돼” 트럼프에 반기

Posted February. 27, 2019 07:35   

Updated February. 27, 2019 07:35

中文

 “(중국과) 무역협상의 일부로 화웨이 기소를 포기할 것이냐?”(기자)

 “우리는 앞으로 몇 주간 과정에서 그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다. 법무장관과 얘기할 것이다. 의사결정을 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화웨이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당장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 내에서 “무역협상과 화웨이 기소는 별개 문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협상의 ‘정치적 트로피’를 넘겨주지 않으려는 민주당의 역공과 중국과의 어설픈 합의를 막으려는 공화당 지지층의 우려가 더해지면서 한 고비를 넘긴 미중 무역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와 화웨이’라는 제목의 24일자 사설에서 “연방검사들은 무역협상가가 아니다”라며 “무역협상의 일환으로 화웨이 기소를 포기하는 것은 법의 지배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 신문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보호주의 무역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지만 화웨이 기소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에 원칙 대응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WSJ는 “무역협상의 일환으로 (화웨이) 기소를 뒤집을 수 있다는 건 이 기소가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키워 주는 셈”이라며 “무역협상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였다면 법무부는 기소를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미국 법률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명확한데도 중국에 대두 수출을 늘리기 위해 (미국이 대이란 제재 회피와 지식재산권 절취 등으로 기소한) 멍완저우(孟晩舟·화웨이 부회장)와 화웨이가 빠져 나가게 놔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와 정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공화)은 트위터에 “화웨이는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이며 “(중국 공산당을 위한) 트로이 목마”라고 글을 올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공화당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무역적자를 줄이려고 범죄 혐의로 기소된 화웨이를 구제하는 합의를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지수가 0.23% 오르며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무역전쟁 휴전 연장 발표를 환영했다. 하지만 정치권 기류는 다르다. 미중 정부가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하면서도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자 ‘오래된 약속을 포장만 바꾼 것 아니냐’는 의심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도 잔뜩 벼르고 있다. 26일 하원 세입위원회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출석할 예정이어서 미중 무역협상 성과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망을 받는 중국 전문가인 마이클 필즈버리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센터장은 NYT에 “민주당이 2020년 대선에서 이것(미중 무역협상)을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진짜 걱정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지지층 내 대중 강경파의 협공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일부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관세 위협을 남겨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