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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인근서 쾅…이집트 ‘테러 공포’

피라미드 인근서 쾅…이집트 ‘테러 공포’

Posted December. 31, 2018 07:29   

Updated December. 31, 201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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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이집트 대표 관광명소인 ‘기자 피라미드’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이집트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튿날인 29일 카이로 시내 곳곳에는 무장 경찰 및 군인들이 배치됐다. 이집트에서 테러로 외국인 관광객이 숨진 것은 1년여 만이다. 이번 테러는 기자 피라미드에서 불과 4km 정도 떨어진 곳의 도로변에서 발생했다. 폭발 시간은 금요일 오후 6시 15분으로 이집트는 한국과 달리 금요일과 토요일이 휴일이라 거리에는 사람과 차량이 가장 많이 몰리는 때였다.

 폭탄은 도로 벽에 숨겨져 있었다. 폭발로 버스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났고 차체는 심하게 부서졌다.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베트남 관광객 란 레(41)는 “폭발이 일어난 뒤 비명이 이어졌다”며 “이후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로 베트남 관광객 3명과 이집트 현지 관광 가이드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집트 정부는 29일 기자 및 시나이 북부 등에서 동시 다발적인 테러 진압 작전을 벌여 테러리스트 40여 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또 “테러리스트들이 국가기관 및 관광지, 군을 겨냥한 여러 테러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했다. 다만 이날 사살한 이들이 베트남 관광버스를 공격한 테러와 관련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집트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은 테러를 줄이기 위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을 수시로 벌여왔다. 이집트 ‘관광 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이집트 관광 산업은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민주화 시위 ‘아랍의 봄’과 2015년 남부 휴양도시 샤름엘셰이크에서 발생한 IS 테러로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사건 이후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이집트 관광 산업은 올해 상반기(1∼6월)에 조금씩 회복하며 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한 48억 달러(약 5조3600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500만여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집트를 찾아 아랍의 봄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테러로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는 “세상 어떤 나라도 100%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동일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