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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사회’의 명암

Posted June. 25, 2018 08:33   

Updated June. 25, 20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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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 베스트베리 전 에릭슨 회장은 2010년 한국을 찾았을 때 “2015년엔 80억 명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생기고 2020년엔 500억 개의 기계들이 서로 연결되는 사회가 올 것”이라며 이를 연결사회(Connected Society)라고 했다. 사람-사람의 연결을 넘어 사람-사물, 사물-사물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올 것이라는 예견이다. 공상과학소설 같던 그의 예측은 현실이 됐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기술의 발전은 사람 사물 공간 등 세상만물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새로운 사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연결된 사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퓨 리서치가 37개국 4만448명을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을 보유한 성인 비율에서 한국은 94%로 2위 이스라엘(83%)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주기적으로 인터넷을 쓰거나 스마트폰을 소유한 성인 비율을 의미하는 인터넷 침투율에서도 96%, 단연 세계 최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률은 미국, 호주와 공동 3위였다. 퓨리서치는 “한국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사회(most heavily connected society)”라고 평가했다.

 ▷기계화에 따른 1차 산업혁명, 전기 에너지에 의한 2차 산업혁명, 컴퓨터·인터넷에 기반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핵심은 ‘연결’이다.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앞서간다고 할 순 없지만 스마트폰으로 연결돼 있는 국민의 태세만 본다면 가장 앞서가 있는 셈이다.

 ▷연결사회로의 진입은 새로운 문화와 가치를 만들고 있다. 수 천㎞ 밖의 친구 또는 동료와 고민을 나누고 협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옆방에 있는 가족과도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편리하다는 젊은 세대도 생겼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옛말이 있다. 쏜살같이 질주하는 디지털 문명 속에서도 필요한 아날로그적 정신과 가치는 잃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