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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명문사학 릿쿄대 곽양춘 총장 “릿쿄대의 자랑 윤동주...한국 학생들 더 많이 왔으면”

日명문사학 릿쿄대 곽양춘 총장 “릿쿄대의 자랑 윤동주...한국 학생들 더 많이 왔으면”

Posted May. 25, 2018 07:30   

Updated May. 25, 20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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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22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 도시마(豊島)구 릿쿄대 총장 접견실에서 만난 곽양춘 총장(59)이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하며 손을 내밀었다. 재일동포 2세인 그는 올 4월 한국계 최초로 일본 주요 대학 총장이 됐다. 임기는 4년. 그는 “도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한국어는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웃었다.

 미국 선교사가 1874년에 세운 릿쿄대는 일본에서 게이오대, 와세다대의 뒤를 잇는 사학 명문으로 꼽힌다. 곽 총장은 이 대학의 전후 최초 외국인 총장이다. 그는 “‘길은 전하되 자신에 대해선 알리지 말라’는 학교 이념에 따라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다 보니 한국에선 지명도가 낮을지 모르지만 일본 내에선 오랜 전통과 역사로 인정받는 대학”이라며 “자유로운 학풍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릿쿄대는 일제강점기 시인 윤동주가 유학했던 학교다. 2008년부터 매년 2월 시인의 기일에 맞춰 채플에서 추모 행사가 열린다. 올해 추모 행사에 참석해 시 ‘또 다른 고향’을 직접 낭독한 곽 총장은 “한일 양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시인이 다녔다는 건 우리의 명예이자 영광”이라며 “릿쿄대 원고용지에 적은 시도 남아 있어 몇 년 전 학내 전시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인에 대한 경외의 뜻으로 윤동주 장학금을 만들어 매년 한국 유학생 10명에게 연간 60만 엔(약 590만 원)씩을 주고 있다”고도 했다.

 곽 총장은 한국 등 아시아 경제에 정통한 경제학자다. 그는 “최근 일본 경기가 살아나면서 글로벌 인재를 원하는 일본 기업이 많아졌다”며 “한국 학생들이 미국만 고집하지 말고 일본에, 그리고 릿쿄에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 능력을 충분히 평가받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릿쿄에는 지난해 10월 학부 기준으로 183명의 한국 유학생이 있다. 곽 총장은 “한국의 청년실업 문제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직접 가르친 경험으로 보면 한국 유학생은 다들 성실하고 우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때 ‘릿쿄다운 개혁’을 내세워 교수와 직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확실한 세계관과 가치관을 갖게 하는 것이 ‘릿쿄다움’”이라며 “취임 후 학교를 변화시킬 새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고 합의가 이뤄지면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한국의 10개 대학과 제휴 중인데 앞으로 더 늘리고 싶다. 현재 전 세계 180개인 제휴 대학을 300개로 확대하고 860명인 유학생을 2024년까지 2000명으로 늘릴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학부마다 영어 수업만으로 졸업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일본에서 통일운동을 했던 고 곽동의 한국민주통일연합 의장의 장남이다. 최근 한반도 화해 분위기에 대해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재일동포들이 힘들었다.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 여자 단일팀이 구성된 것 같은 일들이 많아져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