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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리드...공 개울 앞에 멈추고 깃대 맞아 덜 구르고

행운의 리드...공 개울 앞에 멈추고 깃대 맞아 덜 구르고

Posted April. 10, 2018 08:07   

Updated April. 10, 201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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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인 열전이라는 마스터스 우승자는 하늘이 점지한다는 말이 있다. 생애 첫 그린재킷의 황홀한 경험을 한 패트릭 리드(28·미국) 역시 이 말을 실감할지 모른다. 긴박한 우승 경쟁을 펼치던 4라운드 막판 ‘누군가가 나를 돕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순간을 몇 차례 맞으며 번번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리드는 어렵기로 소문난 3개 홀을 지칭하는 아멘코너 마지막인 13번홀(파5)에서 7번 아이언 세컨드 샷이 짧아 개울에 빠진 줄 알았다. 하지만 비가 내려 지면이 부드러워지면서 러프에 걸렸다. 대형 참사를 피한 그는 파를 세이브한 뒤 14번홀 버디로 1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17번홀(파4)에서는 세컨드 샷이 짧아 홀까지 24m 남았다. 버디 퍼팅이 너무 강해 홀을 크게 지나칠 것으로 보였지만 깃대를 맞고 속도가 떨어져 1.2m 지점에 멈췄다. 자칫 3퍼팅으로 타수를 잃을 위기였지만 파를 지켰다. 리드는 “행운이 따랐다”며 웃었다.

 반면 9타 차 열세를 딛고 맹렬한 추격전에 나선 조던 스피스(미국)는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나뭇가지에 맞고 떨어져 177야드를 보내는 데 그쳤다. 레이업을 한 스피스는 2.4m 파 퍼팅을 놓쳐 코스레코드(9언더파) 달성에 실패하며 더 이상 리드를 압박할 수 없었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려면 파5홀에서 많은 타수를 줄여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리드는 장타를 앞세워 1∼3라운드에만 파5홀에서 13언더파를 쳤다. 2위로 마친 리키 파울러는 파5홀에서 8타를 줄였다. 마스터스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 잭 니클라우스는 “리드는 파5홀을 지배했다. 마지막 날에는 파5홀 버디가 없었지만 타수를 잃지도 않았다. 우승할 자격을 갖춘 대단한 챔피언이다”라고 칭찬했다. 리드는 나흘 동안 3퍼팅도 2번밖에 없었다. 강심장을 바탕으로 파울러(3개), 스피스(4개)를 퍼팅 수에서도 압도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