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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고위급, ‘中의 실리콘밸리’ 중관춘 방문뒤 귀국

北 최고위급, ‘中의 실리콘밸리’ 중관춘 방문뒤 귀국

Posted March. 28, 2018 07:29   

Updated March. 28, 201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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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거나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임이 확실해 보이는 북한 최고위 인사는 27일 중국 당국의 정상급 경호 의전을 받으며 베이징 서남부 곳곳을 누볐다. 특히 아버지 김정일이 방중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방문했던 ‘베이징의 실리콘밸리’ 중관춘(中關村)을 방문해 주목된다. 

 북한 최고위 인사가 머문 국빈 숙소 댜오위타이(釣魚臺) 정문(동문)은 이날도 무장경찰이 대거 배치돼 기자들의 취재를 막으며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북한 최고위 인사가 (할아버지) 김일성이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머물렀던 댜오위타이 18호각에서 하룻밤을 묵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9시 반경 최고위 인사가 탄 차량 등 2대가 중국 측 공안 사이드카 10여 대의 호위를 받으며 댜오위타이 정문을 빠져나왔다. 이 차량은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서부의 중관춘으로 향했다. 특히 이 인사는 중관춘 최대의 컴퓨터 전자기기 상가인 하이룽(海龍)빌딩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룽빌딩 내의 컴퓨터, 전자기기 상점들이 한국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몇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은 첫 중국 방문인 2000년 5월, 2010년 5월, 마지막 방문인 2011년 5월에 중관춘을 찾았다. 방중한 북한 최고위 인사가 김정일 방중 전통을 따라 중관춘을 방문해 컴퓨터 전자기기 상가를 둘러본 것은 이 인사가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고 이 분야의 국산화 발전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최고위 인사의 방문지마다 삼엄한 통제로 통행이 금지되거나 심지어 도로를 쳐다보는 행위까지 금지해 중국 국민과 해외 여행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거나 불만을 표출했다.

 댜오위타이의 모든 출입구에는 공안이 배치됐으며 인근 200m 구간이 통제됐다. 취재진의 접근도 막았다. 이날 오전 중관춘 일대에도 교통 통제가 되면서 웨이보(중국의 트위터 격)에는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불만과 교통 통제 사진, 최고위 인사의 차량 행렬 사진 동영상 등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시민은 “진싼팡(金三반·김씨네 3대 뚱보)이 왔는가 보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진싼팡은 중국 누리꾼들이 김정은을 얕잡아 부르는 대표적 표현이다.

 이날 오전 11시경부터 베이징 남부에 있는 베이징기차역의 VIP(귀빈) 출입구가 통제되기 시작했고 11시 20분경부터는 베이징기차역 인근 도로 일부도 통제됐다. 낮 12시 반경부터 북한에서 온 ‘1호열차’가 대기했다. 오전 11시부터 자금성과 톈안먼(天安門)광장을 가르는 베이징 중심가 창안제(長安街) 일부와 톈안먼광장 서쪽의 인민대회당 서쪽 도로가 통제와 해제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공안들은 지나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인도에 서 있지 못하게 하고 통제된 도로를 쳐다보는 행위에 대해서조차 제지를 했다.

 이날 낮 12시 반경부터 베이징 남부 톈탄(天壇)공원 주변 도로가 통제됐다는 얘기도 들렸다. 이 최고위 인사는 중관춘을 출발해 인민대회당 북쪽 창안제를 거쳐 베이징기차역에 이르는 동선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도중에 모처에서 점심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중 접경 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압록강철교를 내려다볼 수 있는 중롄(中聯)호텔은 27일까지 압록강변을 바라보는 강변쪽 객실 예약을 중단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 · 정동연 ca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