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조윤선과 이혜훈의 서초갑전

Posted December. 22, 2015 07:29   

中文

김회선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되는 서울 서초갑에서 박근혜의 여자들이 맞붙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변인에 이어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이 지역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다. 서초는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새누리당 텃밭이다. 어제 두 사람이 국회에서 15분 간격으로 가진 출마 회견은 신박(신박근혜) 대 원박(원조 박근혜)의 여성 매치라는 점에서 시선을 모았다.

서울대 82학번인 이혜훈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구위원을 한 경제통이다. 4선 의원을 지낸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의 며느리. 10년 정치인생 전부를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쏟아 부었다는 원박이지만 지난 대선을 즈음해 박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고 한다. 그래선지 요즘에는 경제민주화 후퇴를 거론하면서 박 대통령을 비판한다. 박 대통령이 찍어낸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가까운 사이이기도 하다.

이혜훈의 서울대 2년 후배인 조윤선은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에서 정치권에 발탁된 신데렐라다. 변호사로서의 전문성과 함께 오페라 관련 책을 낼 만큼 문화적 감수성을 갖추었고 온화한 태도의 친화력까지 보여줘 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유 전 원내대표의 소통 문제에 책임을 지고 정무수석에서 물러났지만 서초갑 출마에는 박 대통령의 마음이 실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조윤선의 지지자는 단연 남성이 많고, 이혜훈의 지지자는 여성이 많다고 한다. 조윤선은 누구에게나 나를 좋아하나 보다 하고 믿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조윤선은 TV에서보다 실물이 더 예쁘다는 것이 남성 기자들의 평이다. 이혜훈은 TV나 라디오에서 말하는 것을 들으면 아, 정말 똑똑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주부들이 좋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일 듯하다. 아까운 여성 자원들이 상대를 죽여야 자신이 사는 게임에 등장해 같은 여자로서 좀 불편하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