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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부, 예산으로 위안부 기금 조성 검토

일정부, 예산으로 위안부 기금 조성 검토

Posted October. 23, 20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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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일본 정부가 한일 양국 최대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계속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일본 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해 정부 주도의 기금을 만드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는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일본 정부의 태도와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22일 복수의 한일 고위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995년 출범시켰다가 해산된 아시아여성기금에 남아 있는 돈에 일본 정부 예산을 추가로 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금을 만들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일본 정부가 계획 중인 기금 규모는 3억 엔(약 28억50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아시아여성기금은 일본 국민들로부터 모금한 5억6500만 엔을 한국뿐 아니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성격의 쓰구나이킨(속죄금)으로 사용했다. 당시 일본 정부도 7억5000만 엔을 의료복지비로 내놓았으나 아시아여성기금의 성격을 어디까지나 민간기금으로 규정했다. 이에 한국 피해자들과 지원 단체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일본 정부의 책임 회피 수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면서 대다수가 수령을 거절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또 책임문제를 거론할 때에는 이중적인 해석이 가능한 표현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한국 측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과 일본 정부가 주장해온 도의적 책임의 중간선에서 절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의회 등에 설명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책임을 느끼고 등의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할 방침이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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