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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 벗어나면 벌칙, 네티즌은 글쎄...

Posted March. 11, 20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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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시범경기. 3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한화 김경언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무심결에 타석을 벗어났다가 삼진 처리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올해부터 도입한 스피드 업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지난 주말 열린 10경기에서 스피드 업 규정으로 자동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사례는 일곱 번이나 나왔다. 그중 세 번은 2스트라이크 이후로 타자는 삼진 처리됐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당 소요 시간은 역대 최장인 3시간 27분이었다. 이 때문에 많은 팬이 스피드 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삼진이 나와도 괜찮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동아일보는 이에 대한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9일 동아닷컴 핫 이슈-당신의 의견은 코너를 통해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0일까지 진행된 투표 결과 타자의 두 발이 타석에서 벗어나면 스트라이크를 주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61%(367명)로 스트라이크를 줘야 한다는 의견(39%234명)보다 많았다.

반대표를 던진 한 누리꾼은 야구의 근간을 훼손하는 조치다.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9회 2사 만루에서 어이없게 타석을 벗어나 아웃이 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정말 멘붕(멘털 붕괴)이 올 것 같다고 동조했다.

하지만 찬성표를 던진 사람이 40%에 육박한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적지 않은 팬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야구 경기에 실망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찬성표를 던진 한 누리꾼은 경기가 산만하지 않고 오히려 집중이 잘 돼 좋았다고 밝혔다.

KBO는 일단 시범경기 동안은 엄격히 규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그 과정에서 시행 세칙을 보완해 정규 시즌 때는 야구의 재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기 진행 속도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