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대북 전단 살포 '남남 갈등' 은 북의 노림수다

대북 전단 살포 '남남 갈등' 은 북의 노림수다

Posted October. 27, 2014 04:43   

中文

25일 임진각과 경기 파주 일대에서는 대북 전단을 살포하려는 민간단체와 이를 막으려는 진보단체, 지역 주민 간에 심한 충돌이 벌어졌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은 이날 임진각에서 전단을 담은 풍선들을 북한 쪽으로 날려 보내겠다고 예고했다. 이 소식을 듣고 미리 대기하던 진보단체와 지역 주민이 저지에 나섰다. 양측 사이에 고성과 욕설이 오갔고 급기야 난투극까지 벌어졌다. 결국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이 김포시 야산으로 자리를 옮겨 전단을 날리는 것으로 소동이 마무리됐지만 북한이 노린 대로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싼 남남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민간단체들이 북한 주민에게 3대 세습정권의 흑막과 자유세계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전단을 살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연구원은 대북 전단이 김정은 정권엔 에볼라 바이러스 같은 위협이라고 비유하면서 대북 전단은 (북한 내에서) 정권에 반대하는 사고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이 격렬히 반발하는 것도 전단에 담긴 진실이 그만큼 북에 아프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북이 10일 대북 전단을 향해 쏜 고사총탄이 경기 연천 지역에 떨어진 이후 국내 일각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MBN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대북전단 살포를 막아야 한다는 응답이 62.9%로 막지 말아야 한다(24.6%)보다 배 이상 많았다. 전단 살포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속하고 이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북의 군사 위협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전단의 순기능을 살리면서 국민이 안보 불안이나 생존권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살포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 사전 예고 없이 심야에 풍선을 날리거나, 남북관계의 분위기를 봐 가며 살포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공개적으로 전단을 살포하는 이유에 대해 후원자 모집을 위해 공개 행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렇게 반대여론이 높아져서는 후원자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후원자들에게 대북풍선의 효과를 알리는 다른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소리 소문 없이 대북전단을 북으로 보내 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떨어뜨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에 자유의 소식을 전하는 활동을 위축시켜선 안 된다. 비판해야 할 대상은 북한 정권이지, 닫힌 틈새로 외부 정보를 넣어 주려 애쓰는 민간단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