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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과 아들

Posted October. 08, 201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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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는 마음으로 낳은 아들. 영화배우 차승원이 아들 노아의 친부라고 주장하는 남자로부터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자 한 말이다. 노아는 22년 전 결혼 당시 아내가 데려온 아들이지만 차승원은 친아들과 다름없이 살뜰하게 길렀다. 노아가 지난해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물의를 빚었을 때도 차승원은 아버지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며 대신 사과했다(이후 차노아는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모델 출신다운 완벽한 비주얼을 가진 차승원은 여러 영화에 출연했으나 빛을 본 것은 신라의 달밤 광복절특사 같은 코믹 장르에서였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뿜어져 나오는 멋진 남자의 망가지는 캐릭터에 팬들은 뒤집어졌다. 그가 유명해진 또 다른 이유는 스무 살에 결혼한 품절남이라는 사실이다. 차승원의 부인 이수진 씨는 PC통신에 연하의 유명 배우를 남편으로 둔 행복한 일상을 올려 인기를 끌었다.

친부에 의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누리꾼들은 황당해한다. 권리를 주장하려면 의무도 다했어야 하는데, 양육비 한번 지급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친부로서 명예를 훼손당했다니 어처구니없다. 오히려 차승원이 친부에게 양육비 지급소송을 제기해야 마땅해 보인다. 차승원도 인정했듯 이 씨가 작은 거짓말을 한 점도 도마에 오른다. 굳이 밝히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 씨는 1999년 에세이집 연하남자 데리고 아옹다옹 살아가기에서 자신의 이혼경력을 언급하지 않은 채 차승원을 노아의 친부인 듯 묘사했다.

차보살 탄생, 인생이 드라마. 노아야 효도해라. 배우로서 차승원의 이미지가 타격받을 법도 한데 오히려 인품에 대한 찬사가 쏟아진다. 스무 살은 가정을 꾸리고 아내가 데리고 온 어린 아들의 아빠 노릇까지 하기는 쉽지 않을 나이다. 그런데도 그는 출생의 비밀을 품은 아들을 사랑으로 지켜주었다. 지난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끝끝내 친부임을 부인한 것과 대조적이다. 낳은 정 못지않은 기른 정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차승원이 보여주었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