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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중심 다시 유럽으로?폴란드에 첫 지상군 배치

미, 외교중심 다시 유럽으로?폴란드에 첫 지상군 배치

Posted April. 21, 2014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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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긴장 완화를 위한 제네바 4자회담 합의가 잘 지켜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이 폴란드에 처음으로 지상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히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나섰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미국의 유럽 군사전략이 수정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토마시 시에모니아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 뒤 19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미 지상군을 폴란드에 배치하는 계획이 정치적인 수준에서 합의됐다. 세부계획이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로의 외교중심축 이동(pivot to Asia)을 외쳐 온 미국이 유럽으로 재이동(re-pivot to Europe)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이번에 배치되는 미 지상군은 동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의 도발에 미군이 자동으로 개입하게 만드는 인계철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WP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확장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은 지상군 배치가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어 언급을 자제해왔다.

이에 앞서 지난주 필립 브리들러브 나토군 사령관은 텍사스 포트후드 기지 병력 4500명을 유럽으로 이동 배치하는 방안을 권고했으나 미국은 대규모 병력 파견방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지상군은 또 폴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 중대급인 약 150명의 병력이 참여하는 군사훈련을 약 2주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다른 동유럽 국가에서도 병력을 순환 배치해 군사훈련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WP가 보도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성명에서 유럽에서 미 육해공군의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옛 소련 시절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이었던 폴란드에는 2012년 처음으로 미 공군이 배치됐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긴장이 고조된 올해 3월에는 미국이 F-16 전투기 12대와 공군 지원요원 300명을 폴란드에 주둔시켰다. NATO도 17일 회원국인 발트해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과 폴란드에 항공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병력 배치는 1997년 나토와 러시아가 맺은 안보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폴란드 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병력 4만 명을 배치한 것이 먼저 이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네바 합의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유혈사태는 멈추지 않고 있다. 20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슬라뱐스크에서 검문소를 운영하던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공격을 받아 5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24가 보도했다. 사망자 중 3명은 친러 무장세력이었으며 나머지 2명은 이들을 공격한 집단 소속이라고 방송이 보도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서방과의 관계 회복을 원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