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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아 8~9점 받던 평점 5~6점 급락, 왜?

영화 노아 8~9점 받던 평점 5~6점 급락, 왜?

Posted March. 24, 2014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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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는 성경과 많이 다릅니다. 정확한 노아의 이야기를 알고 싶으시면 성경을 보세요.(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평점 댓글 중)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노아를 두고 성경 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국내 개봉한 공상과학(SF) 영화 노아는 제작비 1억5000만 달러(약 1591억 원)를 들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러셀 크로, 에마 왓슨, 앤서니 홉킨스 등 출연진이 화려한 이 영화는 개봉 3일 만인 22일 79만 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해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이는 최근 1000만 관객을 넘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개봉 3일째 누적관객 76만7000명)보다 빠른 속도다.

그러나 개봉 전 주요 포털 영화 사이트에서 10점 만점에 89점대의 평점을 받았던 이 영화는 개봉 나흘째인 23일 평점이 56점대로 급락했다. 평점 하락에는 노아의 방주에 대한 감독의 재해석을 기독교인 관객들이 불편해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평점 1점을 준 관객 중에는 영화의 성서 왜곡 문제를 지적한 이들이 많다. 일부 기독교인은 영화 관련 온라인 게시판에 반기독교적인 뉴에이지 영화 신앙을 위해 영화를 보려는 이들이라면 안보는 게 낫다는 평을 올렸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200자 원고지 20장이 채 되지 않는 창세기 68장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2시간 20분짜리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많은 허구의 인물과 설정을 도입했다. 감독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대해 성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 가장 성서적이지 않은 영화라고 밝혔다.

성경의 창세기에는 신의 계시를 받은 노아가 인간을 심판하기 위해 방주를 만들고 그 안에 노아 부부와 세 아들의 부부가 함께 들어가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세 아들 중 며느리는 큰아들의 아내인 일라뿐이며, 카인의 후예이자 노아의 적인 두발 가인도 노아의 방주에 숨어 들어간다. 극 중 노아는 인간에 대한 완벽한 심판을 위해 자신과 자손까지 멸하려는 존재다. 이러한 노아의 태도는 둘째 아들 함을 비롯해 다른 가족과도 갈등을 일으키는데 이는 모두 허구다.

또 영화의 노아는 방주를 건설할 당시 타락 천사를 암시하는 감시자들의 도움을 받는데 이 역시 과한 해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화 노아를 관람한 한 목사는 성경과 완전히 다른 제3의 이야기라며 고증이 안 된 이야기가 노아라는 제목을 앞세워 성경을 모르는 사람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28일 미국 개봉을 앞둔 노아는 미국에서 기독교인과 유대인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었을 때도 성서 왜곡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감독의 의지대로 재편집 없이 개봉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문인협회장을 지낸 소설가 현길언 씨는 성경을 소재로 의미를 재생산한 작품에 대해 기독교적이냐 아니냐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특히 이 문제는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비평해야지 소재적 차원으로 비평하는 것은 경솔하다고 지적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