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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구미 일가 상봉 계기로북-일 납북자 교섭 급물살

메구미 일가 상봉 계기로북-일 납북자 교섭 급물살

Posted March. 18, 2014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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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여성인 요코타 메구미() 씨의 부모가 1014일 몽골에서 외손녀 김은경(가명은 김혜경) 씨를 만난 것을 계기로 북일 교섭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은 북한과 일본 정부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의제로 외무성 국장급 회담을 곧 개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17일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양측은 19, 20일 중국 선양()에서 열리는 적십자 실무회담을 계기로 외무성 국장급 회담 재개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장급 회담은 이르면 4월 중국이나 몽골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북일 외무성 국장급 협의는 일본 민주당 정권 때인 2012년 11월 이후 1년 4개월 여 만이다. 아베 신조() 정권에서는 처음이다. 양측 대표로는 송일호 북한 외무성 북일국교정상화협상 담당 대사와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거론된다.

국장급 회담에서 일본은 2008년 합의했던 납북 피해자 재조사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조사가 실현되면 일본이 납치 피해자로 인정한 17명 가운데 아직 귀국하지 못하고 북한에 남아 있는 12명의 근황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일본의 요구에 응하는 대신 대북 제재 완화와 경제 지원을 반대 급부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아베 총리의 방북과 양국 국교 정상화까지도 가시권에 들어간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렇게 진행되면 북한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중지시키기 위해 중국까지 동참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라인에 틈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지금까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중국 방문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중국과 북한의 도발에 전략적 인내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마이니치신문에 한국을 초조하게 하거나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전술로 북한이 일본에 접근하는 것인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에 있어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시하는 아베 정권은 어떤 의미에서 상대하기 쉬운 상대라며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납치 문제 해결에 진전을 보이는 것만으로 반대 급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요코타 메구미 씨 부모의 외손녀 상봉을 진두지휘한 아베 총리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가슴이 따뜻해지는 듯했다. 정말 잘됐다며 납치 문제 전면 해결을 위해 전력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요코타 씨의 아버지인 시게루(81) 씨와 어머니 사키에(78) 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손녀와의 만남에 대해 꿈만 같았다. 손녀가 채소로 직접 만들어준 요리를 먹었다고 소개했다. 요코타 메구미 씨의 생사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이야기는 안 했다. 건강히 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