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북가차 없는 보복 쉬쉬한 것도 자랑스러운 불통인가

북가차 없는 보복 쉬쉬한 것도 자랑스러운 불통인가

Posted December. 21, 2013 03:02   

中文

북한이 19일 낮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전화통지문을 보내왔다. 국방위원회 정책국 서기실 명의로 된 전통문에는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우리의 최고 존엄에 대한 특대형 도발을 반복한다면 우리의 가차 없는 보복 행동이 예고 없이 무자비하게 가해질 것이다고 적혀 있었다. 김정일 사망 2주기인 17일 서울 시내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사진을 붙인 인형을 불태운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우리 군은 즉각 정책기획관실 명의로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북한의 2인자인 장성택을 숙청한 이후의 혼란스런 북한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의 위협이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북한 전통문의 수신인은 대통령국가안보실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셈이다. 북한이 국방위 명의로 청와대에 전통문을 보낸 것도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이다. 북한이 통상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적으로 대남위협을 하던 것과 달리 군 통신선을 이용해 비공개로 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그럼에도 정부는 언론이 이 사실을 보도하기 전까지 쉬쉬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비공개로 우리에게 보내온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비공개로 답신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내년 1월 말3월 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민은 현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권리가 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을 알린다고 해서 예전처럼 우리 국민이 크게 동요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정부가 쉬쉬하는 통에 국민의 불안을 키운 측면이 있다.

박 대통령의 원칙적인 대북 정책은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안보야말로 국민과의 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다. 박 대통령도 나라를 지키는 것은 무기가 아니라 애국심과 국민의 하나 된 힘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북한의 명백한 위협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은 그런 점에서 아쉽다.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18일 가장 억울한 게 불통 (지적)이라며 저항에 굽히지 않는 게 불통이라면 5년 내내 불통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건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자랑스러운 불통은 없다. 자랑스러운 소통과 국익을 위한 보안 유지, 둘만이 있을 뿐이다.